나의 안부

돌아갈 곳은 있다.

비는 뿌옇게 내렸다. 내린다는 말보다 떠다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조금 차가워졌고 한 발 더 겨울에 가까워졌다.

뭔지 모를 압박감이 공기 중에 감돈다. 쇼핑해도 그렇고 책을 읽어도 그랬다. 딱히 갈 곳이 없었다.

공허하게 인터넷을 뒤적이다 차라리 아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열이 나고 스산한 몸서리에 삭신이 괴로워도 아픈 게 낮겠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이불 안에서 사람들 걱정 수발 받고 온종일 누워 있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몸 아프지도 않고 마음이 아파 사는 것보다 낮겠다.

사는 걱정, 일 걱정, 돈걱정, 사람 걱정,으로 마음 곪아 사는 것보다 낮겠다.

아파서 내 몸 생각만 하면 차라리 낮겠다.

이웃 카페에서 공짜 커피 마시고, 나의 안부와 건강과 고독을 그리다 노트를 접는다.

이제 돌아가야겠다.







illru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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