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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an 16. 2022

쓰바라시이

일기

오늘은 노트를 꺼내어 표지에 곧 등단작가라고 쓰고 시 두 편을 연속해서 썼다. 매일 매일 꾸준하게 시를 써 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다. 쓴 시는 지금 밝히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공개하겠다. 오전에 우체국에 가 주문 들어온 굿즈를 보내고 편의점에 들어가 창필과 수연에게 택배를 보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뒷면에 간단한 메모를 썼는데 그것만 덩그러니 보내기가 좀 그래서 편의점에 가서 라면 하나를 동봉해 보냈다. 내 편지보다 라면이 더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렇게라도 됐으면 하는 의미에서 보낸 것이니 내 그림과 편지는 바로 버려져도 괜찮다.


세 시가 넘어도 손님이 한 명 안 온다. 양수리에서 은주가 붕어빵을 들고 놀러 왔고 곧이어 미하가 와플을 들고 왔다. 세 번째로 은지가 와서 떡볶이를 시켜서 넷이서 먹었다. 오늘 온 손님은 123호가 전부인줄 알았는데 다행히 끝날 무렵 두 명이 더 왔다. 우리 넷은 알아듣는 일본어와 못 알아듣는 일본어를 열렬하게 교환하며 낄낄거렸다. 은지가 요즘 일본어 게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점수가 무려 세계 1위라고 한다. 그렇지만 은지의 일본어는 아직 쿄우와 이마를 헷갈리는 초보 수준의 일본어였다. 우리는 갑자기 그림을 그리며 감탄사를 남발했다. 쓰고이나 쓰바라시이 같은 말은 없었고 시카시는 남발했다. 


 오늘은 1월 14일이다. 잠깐만이라도 노출된 손이 꽁꽁 얼어버릴 것 같은 날씨였다




김택돌

instagram @illruw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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