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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ul 29. 2022

다가오는 그림

김택돌


종이와 펜이 있으면 그림을 그려요. 충분하지 않아도 충분하지 않은 그림에 매우 만족하며 그립니다. 독립출판물이 많은 동네 책방을 운영하면서 글을 잘 쓴다거나,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것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됐습니다. 문학이라던가, 그림이라던가 전공과 상관없는 사람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도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책방 지구불시착 덕분에 알았습니다.


그림은 가끔 전시되고, 책의 삽화가 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그림은 그리는 즉시 수명이 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후회하거나 실패를 논할 생각은 없습니다. 또 그리면 되니까요. 무엇을 그리면 좋을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리기 위해 그려진 그림은 대부분 유머도 부족하고 의미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여유와 긍정으로 펜을 따라가다 보면 그 그림은 웃고 있는 내 마음이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가족, 어떤 의지와 다정함이 스며있습니다. 그런 그림이 좋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그림. 그 그림은 곧 다음 책 속에서 독자와의 한 판 수다를 기대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7월의 마지막 금요일, 사람들의 얼굴은 휴가 일정으로 조금씩 들떠 있는 듯 보입니다. 안쪽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는 남과 여가 있습니다. 여로부터 어색하다는 말이 간간히 들리고 남은 아주 수줍어하고 있네요. 이들의 설래임이 오늘 그림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푹푹 찌는 더위지만 8월 전시를 핑계로 그림을 그려보겠습니다.





by 김택돌

인스타그램 @illruw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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