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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Dec 03. 2024

아직 내가 모르는 저녁이 많다

김 그럴수


어느 시인이 보내준 시집을 읽다가 


문뜩 

저녁이 된 줄도 모르고


해는 이미 서쪽을 파고들었다

말없이 바라보는 나무는 잎이 없다


몇 번을 고개 들어 보아도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대로이다


그림

정지된 화면


골목에서

틈틈이 견고해지는 저녁은

늘 이런 식이었다


해가 들어

잠깐 

먼지가 반짝이던 때를 그리워한다


일자로 서있던 촛불이 흔들리면

정지된 시간은 깨진다


떨어지는 기술이 낙법


내 마음에는 낙법을 모르고

낙엽은 마음이 없어 모두 죽었다


슬며시 찾아온


저녁의 낙법은 부러운 기술


칼날 같은 바람에 

일자로 서있던 촛불이 흔들리면


쿵하고 떨어지던 내 마음은

낙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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