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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an 24. 2019

묘연

김은지

묘연



  만화책을 선물 받았다

  그것은 만화책 쪽보다는 선물 쪽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재미있어서

  언니 친구가 빌려 갔다

  선물 받은 거니까 꼭 돌려달라고 했는데

  결국 돌려받지 못했고

  언니는 누가 빌려 갔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곤란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만화책이 다시 보고 싶어서

  만화가 사촌 언니에게 빌렸다

  소장하고 싶은 거니까 꼭 돌려줘

  언니는 강조하며 빌려줬다

  아주 재미있게 읽고

  이번에 만날 땐 돌려줘야지 생각했지만

  한 번 더 읽고 싶은 마음에 미루고 있다

  그래도 이것은 선물이 아니다

  내가 받은 선물은 아니다

  이른 새벽 택시 안에서

  만화책의 행방을 떠올린다

  왜 잃어버렸는지 알면서도








김은지

instagram @ippara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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