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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an 24. 2019

지구불시착 도서관

우리 도서관은 십진분류법을 쓰지 않습니다. 그것은 촌스럽기 때문입니다.

우리 도서관은 책에 촌스러운 스티커를 부치지 않습니다. 최초의 훼손을 가하지 않습니다.

우리 도서관 사서는 책을 정리 진열하지 않습니다. 책은 자연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 사서는 책을 찾지 않습니다. 정리하지 않으니 찾을 수도 없습니다. 필요한 책은 이용자 스스로 찾습니다.

우리 도서관 사서는 책을 읽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소리 내 읽기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최상의 디스플레이는 책 읽는 모습입니다. 사서가 먼저 책을 읽습니다.

우리 도서관은 책의 분실에 관대합니다. 책은 불에 타거나 소멸하지 않는 이상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으로 총량 법칙을 인정합니다.

우리 도서관은 누구나 책을 가져다 놓아도 괜찮습니다. 자연스럽게 책의 종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객들의 책을 환영합니다.

우리 도서관은 문구를 만들어 판매합니다. 자와 칼, 펜과 메모지 등을 판매하는 문구센터가 있고,

우리 도서관은 종이를 판매하는 지업사와 재단과 제본이 가능한 출력센터가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 사서는 책을 편집하는 작업이 가능하고 책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은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2권 이상의 책을 만들어 한 권은 반듯이 도서관에 진열 가능합니다. 도서관은 책을 판매해 도서관 운영 자금으로 쓸 수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은 문구 디자인에 대한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서관 관련 기념품을 생산 판매합니다.







2019년 1월 23일 오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남양주행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날은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학교도서관 사서 및 사서 교사 직무 연수 강연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illruwa


instagram @illruw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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