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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an 25. 2019

What You Didn't  Say

수잔

1/1 (TUE), 2019 

BGM / Dominic Miller-What You Didn't  Say 

 안녕하셨어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잘지내고 있어요. 겨울은 생각외로 더 기분 좋은 계절이었다는걸 겨울 한 가운데에서나 깨닫습니다. 봄이 되면 또 까맣게 잊겠지요. 매년 지내면서도 매년 그것을 잊는다는게 정말 신기합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다행이고요.

 오늘은 1월 1일입니다. 새해 첫날이 이제 반복되는 매일 중 하루에 불과함을 알지만, 무언가 기념해도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편지를 씁니다. 사실 작년에는 편지를 자주 쓰려고 했는데 잘 지키지 못했네요. 올해는 꼭 편지를 많이 쓰고 싶어요. 그리고 쓴 편지와 보낸 편지의 갯수가 꼭 같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벌써 갯수가 1이 되었지만요...) 

 작년 한해는 제 딴에 꽤 시끌벅적했어요. 저도 올해 대충의 계획이 있다면, 좀 더 혼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네요. 오랜만에 혼자 여행도 가보고요. 작업실에 있는 시간도 혼자 보내는 시간일테고요. 당신을 조금 섭섭하게 할까 미리 이해를 구해요. 그렇지만, 그건 당신을 더 생각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뭔가 가졌을 때보다 가지고 있지 않을때, 그것을 더 바라기 마련이니까요. 이만한 비극과 교훈은 더 없는 것 같아요. 역시나 저는 그것들을 또 까맣게, 매번 잊습니다. 좀더 깊이. 깊이. 기억해내 볼게요.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럼,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진심을 다해.




수잔

instagram  @leemyung_suz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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