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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Feb 01. 2019

물수제비

by 승민

물수제비


퐁 당 퐁 당

경쾌하게 튕기는 물수제비 소리

퐁 당 퐁 당

이건 경쾌하게 튕기는 사람의 스텝

자신의 발 밑이 물인지 땅인지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던져진 바보들이 있다

발 밑은 까매 저 끝은 아득해

수평선과 하늘이 분간되지 않는 곳은

아름답다고 누가 그랬지

아득한 것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바보들이다

헤실헤실 웃으며 뛰다가

갑자기 쑥 미끄러져 침몰해버리면

두리번 두리번 서로를 찾다가

또 잊고 퐁 당 퐁 당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사라질 거다

우린 각자 웃기에 바빠

하나 둘 씩 사라진 사람들을 쉽게 잊는다

침몰한 사람들은 쌓이고 쌓여 

남겨진 이들에게

땅이 되어준다는 사실도

사람들은 쉽게 잊었다

바닥에 비쳐진 얼굴이

본인 얼굴이라 믿는 바보들

뛰다가 발에 뭔가 걸려

덜커덕 한 번에 

웃음 뚝 그치고 잠시 멍해지면

생각해보자

발 밑의 이것은 물인지 땅인지

하지만 우리는 생각을 포기한 바보들

퐁 당 퐁 당

앞으로 앞으로 뛰어다니는 이곳이

뛰어다니기만 하는 이곳은

애초에 물 속이었음을

전부를 놓쳐버린 뒤에야 깨닫는다

몸에 힘을 풀고 눈을 감고

흐르듯 헤엄쳐야하는 이곳에서



by 승민

instagram @seungm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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