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승민
물수제비
퐁 당 퐁 당
경쾌하게 튕기는 물수제비 소리
퐁 당 퐁 당
이건 경쾌하게 튕기는 사람의 스텝
자신의 발 밑이 물인지 땅인지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던져진 바보들이 있다
발 밑은 까매 저 끝은 아득해
수평선과 하늘이 분간되지 않는 곳은
아름답다고 누가 그랬지
아득한 것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바보들이다
헤실헤실 웃으며 뛰다가
갑자기 쑥 미끄러져 침몰해버리면
두리번 두리번 서로를 찾다가
또 잊고 퐁 당 퐁 당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사라질 거다
우린 각자 웃기에 바빠
하나 둘 씩 사라진 사람들을 쉽게 잊는다
침몰한 사람들은 쌓이고 쌓여
남겨진 이들에게
땅이 되어준다는 사실도
사람들은 쉽게 잊었다
바닥에 비쳐진 얼굴이
본인 얼굴이라 믿는 바보들
뛰다가 발에 뭔가 걸려
덜커덕 한 번에
웃음 뚝 그치고 잠시 멍해지면
생각해보자
발 밑의 이것은 물인지 땅인지
하지만 우리는 생각을 포기한 바보들
퐁 당 퐁 당
앞으로 앞으로 뛰어다니는 이곳이
뛰어다니기만 하는 이곳은
애초에 물 속이었음을
전부를 놓쳐버린 뒤에야 깨닫는다
몸에 힘을 풀고 눈을 감고
흐르듯 헤엄쳐야하는 이곳에서
by 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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