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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Mar 28. 2019

잘하고 있는 걸까요

by  옥장판



살려고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살고싶어서 꿈을 꿔왔습니다.


십여년전 어느 날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고 찍어본 후부터는 살고싶어서 살려고 사진을 찍고 꿈을 꾸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작품사진도 아니고

누구나 다들 잘 찍었다며 칭찬해주는 사진도 아니거니와 아무도 못찍는 사진을 찍는것도 아닙니다.

네, 전 대단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

사진을 찍을 때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고 평화로웠고 기뻤고 두근거렸습니다.

그래서

우울증때문이야 라는 이유를 대가며 사진이 좋은 이유를 대가며 

무리를 해서라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면서도 ,

사진을 놓지못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숨을 참아가며 사진을 찍고 한 컷을 찍기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고 현상을 하고 나온 사진을 기다리는 행위에서 매력을 느꼈고 희열을 느꼈고 숨을 쉴수있었습니다.


제 사진을 좋다 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생겨나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겨나고

꿈꿔오던 출판이라는 것을 해오면서

욕심도 책임감도 계획도 생기면서  하루하루 행복했고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자신이 많이. 아주 많이 없어집니다...

독립출판한지 고작8개월만에 말입니다..


저의 부족함들이 하나 하나 보이면서 

저의 거지같은 현실들에 부딪히면서

내가 잘 하고 있는걸까,, 내가 자격이 있는걸까,,

누군가의 말처럼 꿈에서 살고 있는건 아닌지,

가까운 이의 말처럼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건 아닌지,,

자신이 없어지고 생각과 고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실은 시궁창이면서 꿈만 꾸고 있는 나는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현실은 거지같으면서 주제파악을 못하고 있는 걸까요.


살려고 사진을 찍었고 살고싶어서 꿈을 꾸었습니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키려 하는데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키는데에도 자격이라는게 있는걸까요. 

그럼 저는 자격이 안되는 걸 까요...

열심히 해봐, 너는 잘하고있어, 네 사진이 좋아......

라는 응원을 듣고 싶은 것이 지나친 욕심일까요.


저의 사진이, 저의 꿈이 희미해져가는 것 같은 지금,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옥장판

instagram @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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