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hwa Sep 14. 2015

초승달

아버지의 뒷모습


며칠 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어린 소녀가 나와 자신의 아버지를 그믐달로 비유해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불렀다.

그날 가슴 아픈 자신의 사연을 담담하게 읊조리는 소녀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 한켠이 시큰 거려 울어버렸다.


언제 부턴가 아버지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 한켠이 뻐근해져 온다.

그건 아버지의 뒷모습에 눈길이 머무르게 된  날부터였던 것 같다.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던 날들의 내 모습까지 어깨에 짊어지시느라 그랬는지 이제는 많이 쳐진 그 어깨에 문득 너무 죄송하고 가슴이 아파 제대로 바라볼 수 없던 그  날부터였던 것 같다.


아버지가  보름달처럼 크고 빛나 보이던 때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때 아버지의 나이는 지금 내 나이와 얼마 차이 나지 않았다.

지금의 날 생각하면 아직도 잘 모르겠고 두려운 것도 너무 많은데 어떻게 살아내셨을까도 싶지만 어쩌면 지켜야 할 가족이 있어서 그렇게 크고 빛나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크고 밝게 빛나던 보름달이 가늘어지고 빛이  희미해질수록 밤하늘에 별은 더 반짝반짝 빛이 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반짝거릴 수 있는 것도 보름달처럼 크던 아버지가 자신의 자리를 기꺼이 내줬기 때문일 것이다. 


하아... 그런데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아버지에게 마음을 터놓고 선뜻 다가간다는 게 아직 많이 어렵고 어색한 것도 사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끄러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