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사실 창작하는 입장에서 다 만들어 놓은 것에서 무언가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전의 것보다 좋으냐 나쁘냐고 했을 때 그 결과를 아무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바꾸고자 하는 건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와 바꾸지 않았을 때 오는 후회를 막기 위해서가 아닐까?
얼마 전 본 거미집이란 영화에서는
"결말만 바꾸면 될 것 같아"라며 다 찍어놓은 영화를 다시 찍었다.
창작자가 확실한 의지로 결말을 바꾸고자 했고, 바뀐 결말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마무리를 보여준다.
사실 나 또한 일말의 의심이 든다면 바꿔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다시 처음에 했던 것으로 돌아가더라도 말이다. 그 과정은 굉장히 괴롭고 불편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기록이라는 예술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서 재밌었던 것은 한 명의 지지자가(전여빈) 광적인 지지를 보여주었다는 지점이 흥미로웠다.
결론을 바꿔서 더 나아졌다는 지점보다 어쩌면 이런 창작과정에서는 창조주의 의지와 한 명의 지지자만 있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뭔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민하는 것. 그런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역시나 예술은 쉬운 게 아니었다는 결론.
늘 창작자는 퇴고와의 싸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