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어젯밤부터 든 생각인데 내일 목요일부터 휴가를 쓰고 좀 쉬었으면 좋겠다.
휴가를 언제 쓰겠다고 언제 말하는 게 좋은 걸까?
오늘 생각이 나서 내일부터 가려고 하는데요? 그건 안될까?
좋은 곳에 가고 싶지만, 어디를 갈지, 무엇을 할지, 휴가라는 것을 평생? 가본 적이 없는 나는 막상 뭘 할지도 모르겠고 계획도 없다.
그냥 잠시 멈춤을 하고 싶다.
이곳은 휴가 월차 뭐 그런 것들이 정확히 칼 같은 룰이 세워져 있는 곳은 아니다.
일이 있으면 하루 전날 미리 말하고 다녀오라고 하셨기에
나는 필요한 일정이 있으면 얘기드리고 다녀오곤 했었다.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여러 모로 편의를 봐주신다. 그래서 지금까지 못 나간 적은 없었지만
그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나의 입장과 고용주의 입장이 다를 것이다.
치과에 가기 위해 4시에 하는 퇴근 2번은 나에겐 조금 일찍 퇴근한 것이지만?
거의 반차 2회 하루 월차 정도가 되려나?
그 정도로 생각하고 나도 더 이상 무리해서 시간을 빼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게 눈치 안 보고, 눈치 없는 내가 하는 최소한의 태도이겠지.
"여름휴가 쓰는 거 언제가 좋을까요?"하고 물어봐야 하는데
내 머릿속엔 "저 내일부터 내일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휴가 좀 쓰겠습니다"이다.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말할 때 나는 내가 모든 결정을 이미 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던 거 같다. 늘 내 중심적이고 내가 모든 걸 결정하고 눈치 보지 않는 태도, 이건 통보이지 허락을 구하는 질문형이 아니었다.
그걸 이제야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조금 알았다.
마음속은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 그러다 결국 또 내 맘대로 하겠지.
우리 대표님은 휴가를 가지 않으신다. 평소 자리를 비우시는 것도 오전 골프 치시고 오후에 출근하시는 정도가 전부이기에 출장 말고는 거의 자리 비우시는 날은 없다. 그래서인지 더 말 꺼내기가 어렵다.
작년에 2일의 휴가를 받고 집에 가는데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어디 안 가지?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 테니까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