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완벽한 가족

3부. 같이살이 : 혼자이지 않은 삶

by 칠일공


나의 원 가족은 엄마와 오빠, 그리고 쌍둥이 여동생까지 네 식구다.


우리 가족은 내가 성인이 되고부터 함께 살지 않았고, 각자 따로 거주했다. 먼 거리에 살았던 만큼 이슈가 없을 때는 자주 만나지 않았고 명절이나 경조사에서 만나곤 했다. 누군가가 우리 가족을 본다면 워낙 소통이 없고 교류가 별로 없었기에, 그저 형식뿐인 가족처럼 보였을 것이다. 내가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엄마와 함께 지내게 되었고 그 시기쯤 가족이 자주 모이는 분위기가 될 뻔했으나 나의 결혼으로 또다시 각자 거주하게 되었다.


나와 이란성 쌍둥이인 여동생은 2분 차이로 언니와 동생이 되었다.

우리는 자매 그 이상의 관계였다. 동갑내기에 같은 성별이다 보니 라이벌이 되기도 했고, 둘도 없는 절친이 되기도 했다. 어려서는 우리가 쌍둥이라는 것이 불편하고 못마땅한 적도 많았다. 고작 2분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나에게 언니의 역할을 늘 강조했다. 어린 마음에 나로서는 그것이 늘 불만이었는데 이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가 지켜야 할 존재이며,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지금은 서로가 없어서는 안 될 소울메이트가 되어 주었다.


나의 그림 인생에서조차 동생은 특별한 존재였다.

나에게 있어 동생은 좋은 피사체이자 뮤즈가 되어주었던 것. 나의 작품 세계에 동생을 모델로 삼은 작품은 늘 메인이 되었다. 남편에게도 나의 1순위는 당신이지만 동생은 0순위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만큼 우리 자매는 각별한 사이로 지내오고 있고, 모두가 인정하는 자매애를 보여주곤 했다.


동생은 인생에서 결정해야 할 큰 선택에 있어 나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었다. 내가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재입학했을 때, 동생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1년 후 내가 재학 중인 학교로 재입학했다. 그 외에도 동생은 항상 내가 걸어간 길과 비슷한 길을 걸어갔다. 고작 2분 차이였지만 언니인 나의 선택을 믿어주었고 따랐다. 그래서 성인이 되고부터 우리는 같은 삶을 살아왔다. 내가 결혼이라는 것을 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결혼 후 내가 부산으로 떠난 뒤 우리 자매는 처음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기혼과 미혼의 삶으로 나누어졌고, 직장인과 전업주부로 나누어졌으며 그 외에도 모든 게 조금씩 달라졌다. 우리의 우애는 변함없었지만 작은 벽이 생긴 느낌이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벽은 동생의 선택으로 다시 허물어졌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동생도 제부를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였다. 동생은 신혼집 선택도 내가 현재 살고 있는 부산으로 결정지었고, 그 선택에 제부도 기꺼이 동참해 주었다.


나는 코로나 시기에 결혼했기에 개혼임에도 가족들이 많이 모이지 못했지만, 동생의 결혼식 덕분에 가족들이 다 함께 모이게 되었다. 팬데믹이 종식되어 그때는 남기지 못했던 가족사진을 처음으로 찍을 수 있었다. 엄마에게 두 명의 사위가 생겼고, 오빠에게 두 명의 매제가 생겼으며, 나에게는 제부가 생겼다. 단지 두 명이 더 생겼을 뿐인데도, 이상하리만치 든든하고 단단해진 우리 가족. 동생이 결혼한 후 우리 가족은 더 자주 모이게 되었다.


“당신 결혼으로 당신의 가족이 온전히 완성되었네.”

남편의 말에 나는 의아해서 되물었다.

“동생의 결혼으로 결집된 것 아니에요?”

“처제는 늘 당신의 선택을 따라가잖아. 처제 결혼에 당신의 영향이 커 보여. 당신 한 명의 선택이 여러 명의 인생을 바꾼 거지. 장모님, 형님, 처제, 동서. 그리고 내 인생까지도.”

나는 동생에게도 물어보았다. 나의 결혼이 너의 결혼에 미친 영향이 있었냐고. 동생은 “네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본인 역시 미혼으로 살았을 것 같다”면서 “너의 결혼이 나를 결혼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저 나의 인생을 살았을 뿐이고, 나의 선택은 늘 나 혼자만의 결정이었다. 그런 나의 결정이 주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엄마 또한 “언니가 결혼하니 동생도 결혼했다”라며 좋아하셨다. 그리고 너 ‘때문’이 아니라 네 ‘덕분’이라 말해주는 우리 가족. 새로운 가족의 유입으로 인해 우리 원가족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하게 교류하며 지내게 되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었던 덤덤한 우리 가족에게 이런 큰 변화가 찾아올 줄은 몰랐기에 신기한 기분마저 든다.




그리고 우리는, 이 변화에 늘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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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결혼으로 비로소 완성된,
늘 원해왔던 완벽한 가족의 모습.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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