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좀 빼라는 말

어제의 나에게 #23

by Illy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던 소리.

"힘 좀 빼"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체력과 정신력을 써가며 열심히 하는 나를 보고 가족이나 친구들이 했던 말이다.


그러다가 늘 몸이 안 좋아지거나 마음이 안 좋아지는 엔딩을 맞이하고 끝까지 해내지 못한 일들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힘을 빼는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무서웠다.


좀만 빼는 건 뭔지.

적당히 열심히 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

내가 하고 싶은 만큼만 하는 건 무책임하지 않을까.

내가 편하게 하면 좋은 퀄리티가 안 나오지 않을까.


그런 걱정에 잠을 설칠 정도면 그냥 힘을 바짝 주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살아온 것 같다.



그래도 육아를 하면서 조금은 변한 게 아닐까 싶다.

완벽한 하루는 없다.

내가 제어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급격한 성장도 없고 뭐든 매일 연습과 배움을 쌓아야 한다(처음 몇 개월은 성장이 급격해 보일 수는 있지만).


뭐랄까 시간과 날씨, 계절 같은 자연적인 것들과 아기의 마음에 따라가면서 살게 된다.



힘을 좀 빼는 건 내 과제나 짐을 10프로 정도 자연과 같은 외부에 맡기면서 사는 거였을까.


나도 인생이 처음이라 몰랐다.

다시 할 수 없으니 앞으로는 주변을 잘 살피며 사는 걸로...



어제의 나에게

그리고 실수해도 되는데... 뭐가 그리 무서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