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너에게 #24
연말. 설날.
일본에서 오래 살았던 나에게는 아무래도 한국 양력 설날은 그냥 지나가버리는 느낌이 커서 아쉬움이 있다.
일본에서 보냈던 연말의 분주함.
욕실 대청소 날에 갔던 대중목욕탕의 따뜻함.
31일 저녁에 다 같이 보던 홍백가합전.
약간 졸리면서도 니이가타의 바닷바람을 쐬면서 갔던 심야의 신사.
그리고 1월 1일 친척이나 지인 집을 돌아다니다 계속 먹게 되는 일본식 떡국의 맛.
일본식 떡국은 지역마다 그 맛이 확연히 다르다.
된장을 풀어 먹는 지역, 맑은 국물인 지역, 떡이 네모난 지역과 둥근 지역. 정말 다양하다.
니이가타는 바다가 있어 연어와 익힌 연어알이 들어있는 게 특징이다.
할머니께서 끓이는 떡국에도 어김없이 연어와 연어알이 들어있었다.
그 당시에는 익은 연어알이 정말 싫었다.
씹은 느낌이 콩 같았고 비린 맛도 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왜일까. 지금은 그 연어알부터 생각이 난다. 먹고 싶은 건 아니지만 지금 눈앞에 있다면 엄청 반가울 것 같다.
이제는 맛볼 수 없는 맛이라 그럴까.
이제 난 못 만날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까.
니이가타도 춥긴 추웠지만 한국도 정말 춥다.
그때의 떡국의 따뜻함이, 그리고 사람을 만나느라 바빴던 그 설날이 그립다.
어제의 너에게
이럴 때 정말 나는 멀리 왔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