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lly Jul 22. 2023

비망록 Vol. 15 가해자가 걸어온 길

몬트리올 총 난사 사건

오늘은 캐나다의 대학교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에 대해 정리하겠다.




사건 개요

사건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989년 12월 6일에 일어났다.

몬트리올 에콜 폴리테크니크 교실에 25살인 마크 레피네(Marc Lépine)가 침입했다. 

그는 먼저 교실에 있었던 학생들을 남녀로 나누고 9명의 여성을 향해 총을 쏘았다. 그 후 이동하면서도 보이는 학생들에게 총과 칼로 공격을 가했다.

결국 남성 포함 14명이 부상, 여성 14명이 사망했다.


경찰이 학교 내부 상황을 파악하면서 대기하고 있는 사이에도 희생자가 속출해 경찰 측 대응에 큰 비난이 있었던 사건이기도 하다.

마크는 자신의 소지품인 총으로 자살했다.


범인의 삶

범인인 마크 레피네는 남성 우월주의적인 사상을 가진 아버지의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그는 마크의 어머니를 비서처럼 부려먹고 완벽한 '아내'로서의 행동을 요구하는 등 물리적인 폭력뿐이 아닌 마크의 정서와 사상에도 크게 영향을 줄 만한 행위를 일삼았다.

그러므로 그의 여성만 살해하려고 한 범행에 그의 아버지의 학대와 사상이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결정적으로 그가 총을 들게 된 이유로 보이는 것이 그의 '도전'과 '좌절'이었다.


그는 17살 때 캐나다군에 입대 지원을 하지만 면접 과정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고 그 후 어머니가 간호사로 일하는 병원에서 5년 동안 배식 업무를 맡았지만 여기서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결국에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해고되기도 한다.


대학 준비 과정도 밟고 취직하기 비교적 쉬운 전기 기술 분야 쪽 교육 과정에도 진입하면서 우수한 성적을 남기기도 하나 오래가지 못해 성적이 떨어지고 학점을 따지 못하거나, 수료 직전에 학교를 안 가게 되는 등 과정을 끝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도 계속 공부하려고 몬트리올 에콜 폴리테크닉에 지원하기도 하지만 준비 과정의 학점 부족 등으로 입학이 거절되는 등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그 학교에서 배우고 사회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에 대한 불만이 커져갔다고 한다.



그의 범행을 이해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사상이나 범행으로 이끈 상처들이 모두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 가해자의 길을 가는 시작점이 피해자 경험이라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즉 적절한 치료나 교육, 보살핌이 있었다면 이런 이기적인 흉악 사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말이야 쉽지만 그런 케어가 어려운 것 또한 알고 있으니 더 답답한 것 같다).


물론 더 억울하고 안타까운 건 평소처럼 학교에 갔다가 총에 맞은 학생들이다.

그녀들은 그에게 아무 잘못이 없고 범인이 도전과 시행착오를 계속하면서 살아왔듯이 그녀들도 마찬가지로 각자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살아온, 살아갈 예정이었던 사람들이다. 슬프고 정말 아깝다.


마침 한국에서도 묻지 마 살인의 소식이 들려왔다.

완전히 이런 범죄를 막아내는 방법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모두가 한 번쯤 '이 세상 살 만하네'라는 생각이 들 만한 경험이 있다면 조금은 달라질까.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만나는 첫 어른인 부모의 학대는 있어서는 안 되는데... 이것 또한 막을 방법을 모르겠어서 막막하기만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망록 Vol.14 인간이 인간의 구경거리가 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