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다섯

집순이에게 여름이란

땀의 계절이 온다!

by 흐를일별진



타고난 집순이인 나는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해야 직성이 풀린다.

"어차피 이렇게 된 김에"를 달고 살면서 더운 여름날, 땀 흘린 김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걸 좋아하고 아침에 더워서 눈을 뜬 김에 꼭 공복 운동을 한다. 퇴근길에 걷다가 더워진 김에 한 번이라도 더 운동을 하게 되는 데, 어차피 샤워할 거 물이 아깝지 않게 더 많은 땀을 쏟아내자는 마음이다.

약속 잡히는 걸 더럽게(?) 싫어하는 내가 만남에 호의적으로 변하는 것도 여름이다. 집에 있으면 더우니 에어컨이 있는 밖으로 나간다. (집에도 에어컨이 있지만 원룸의 에어컨 바람보단 탁 트인 곳의 에어컨 바람이 좋다) 시원한 곳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모처럼 밖에 나간 김에 혼자 동네 산책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어차피 땀 날 거, 뿌듯하게 움직이며 땀을 내야 하니 밖으로 나돌게 되는 거다.


지난 겨울엔 곰이 겨울잠을 자듯 최소한의 만남만 유지하며 회사와 집을 반복해서 오갔다. 추위를 이유로 잘 나가지도 않았고 땀을 내기 싫어서 아무것도 안 했다. 그렇게 귀차니즘이 폭발하는 계절을 무난히 넘기고 나니, 덜컥 봄이 왔다.


이제는 곧 여름이 온다.

여름은 내가 가장 부지런해지는 계절이다. 집순이가 바빠지는 계절이며 내가 건강해지는 계절이다. 아아 막상 봄이 오니 여름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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