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여섯

굳은살

by 흐를일별진




발에 굳은살이 생겼다.

각질 제거도 해보고, 풋 크림을 바르기도 했다. 그러나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은 굳은살이 사라지게 두지 않았다. 주로 슬리퍼를 신고 일을 했던 터라 페디큐어라도 해볼까 생각했지만, 굳은살을 어쩌지 못했던 것처럼 발톱도 그대로 뒀다. 슬리퍼 자국 그대로 얼룩덜룩 탄 발, 건조해서 한껏 못 생겨진 내 발을 어찌 해볼까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그대로 뒀다. 한 달이 지나면, 이 시간이 끝나면 천천히 원래대로 되돌려야지, 시간을 들여 되돌려야지 생각하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한 달이 지났다.

꼬박 2일을 호텔 방 안에서 시체처럼 앓아눕고 정신을 차려보니 모든 게 끝났다. 조카와 함께 살고 있는 집에 돌아와 한참을 정리하고 난 뒤, 멍하니 바닥에 앉았다. 창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미칠 것 같았다. 분명 되돌아왔는데, 난 아직도 그곳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대론 안 될 것 같아 부랴부랴 빨래를 하고 발톱깎이를 사 와 미친 사람처럼 손, 발톱을 깎았다. 젤네일이 유지되고 있는 손톱의 길이를 가늠할 수 없어 손가락 끝에 상처가 났다. 발톱을 깎던 도중 서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얇게 살이 잘려나갔다.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굳은살이 잘려 나갔다. 굳은살을 어찌해 보려 했던 노력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그냥 잘라내면 되는 건데, 서걱- 한 번의 소리면 그만큼의 굳은살이 잘려나가는 건데. 난 이 간단한 방법을 두고, 돌고 돌아 어떻게든 굳은살을 녹여보려 애를 썼다. 참으로, 바보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