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여섯

엄마를 위로하는 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by 흐를일별진




마음을 다독이려 그럴싸한 글을 써도 정작 그 마음이 적용되어야 할 곳엔 전해지지 않는다. 엄마도 나도 우리도 지나갈 비극을 열심히 마주하고 있지만, 사실 이게 정말 지나갈 일일지 끝이 나기는 할지 잘 모르겠다. 힘들다는 엄마의 말을 들으면 미칠 것 같고 그냥 그렇다는 말을 들으면 불안해진다. 엄마의 목소리에 조금만 힘이 없어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어디로든 뛰어들고 싶어진다. 이대로 모든 것으로부터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난 괜찮다는 거짓말이 듣고 싶은 걸까,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안심하고 싶은 걸까. 엄마는 괜찮지 않을 텐데, 괜찮냐는 질문이 무슨 의미인 걸까. 난 무엇을 위해 엄마를 위로하려 드는 건가. 결국엔 날 위한 거다. 내가 힘들어서, 내가 편해지고 싶어서. 괜찮다고 믿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편해진 마음으로 내가 좀 더 즐겁게 지내고 싶어서. 아아, 엄마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단 한 순간도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 나는 오늘도 죄의식에 사로잡혔다. 죄책감이 든다. 만신창이가 된 것만 같다. 엄마가 힘든데, 내가 행복할 자격이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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