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른여섯

진짜 궁금한 건 나

나를 들여다보기

by 흐를일별진




내가 늘 궁금했던 건, 남이 아닌 나 자신.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지금 내 마음은 어떤지. 문을 닫아둔 마음 이면엔 어떤 상처가 있는지. 그 상처는 어떤 형태인지. 그걸 어떤 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


늘 그랬다. 나는 내가 바로 서지 않으면, 내 옆에 있는 이가 누구든 그 사람을 힘들게 할 거라고 생각했다. 혹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흔들려 버리거나. 흔들리지 않는 인생은 없지만 최소한 그 흔들림의 정도와 방향은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물었다. 왜 그러냐고, 진짜 네 마음이 뭐냐고. 넌 뭘 숨기고 싶어서 발악하냐고. 도대체 뭘 위해서 살고 있냐고. 네가 느끼는 감정에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냐고. 모든 감정에는 원인이 있기에 그 원인을 마주하지 못하면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누군가는 늪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하기도 하겠지만 난 그럴 수 없다. 나아가야만 한다. 그러려면 그 어떤 불명확한 것도 내 곁에 둘 수 없다. 그래야만 내가 살 수 있다. 감정의 꼬리는 너무나 길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지는 혼란을 늦지 않게 끊어내야만 한다.


나는 지금 내 감정의 꼬리를 끊어내고 있다. 긴 꼬리의 감정이 날 어떻게 만들지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내 의지와 관계없이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나는 그 끈을 잘라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