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깊어지기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깊어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보고, 내 눈앞에 있는 풍경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장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보행자를 배려해) 길에서 먼저 멈춰주는 차의 차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길을 걷다 어르신과 눈이 마주치면 살짝 웃고, 모든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살아있는 존재를 소중히 대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처럼 웃고 어른처럼 일하되 소녀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도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정에 매몰돼 나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기 직전까지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소중한 게 뭔지, 지켜야 하는 게 뭔지, 내 마음을 먼저 알아채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남이 아닌 나에게 당당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요즘 나는, 계속해서 내게 묻는다. 원하는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나에게는 좋은 사람인 건지.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한동안 마음이 아팠던 이유는 당시 사고의 중심이 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나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기에 나를 잃고 휘청거렸다. 그땐 모든 게 그들 중심이었다. 누구도 그러라고 한 적 없는데. 사랑받는 기분에 취해 중요한 걸 놓쳤다. 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나를 나와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 시기를 후회하진 않는다. 그걸 계기로 나를 돌아보게 됐으니까. 여전히 그들을 좋아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내가 더 중요해졌다는 거다. 사랑받는 것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