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꼬리를 자르기
말을 아끼게 됩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찝찝함을 남기고 싶진 않습니다. 저는 아직도 노력 중입니다. 마음은 안으로 발은 밖으로. 솔직히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긴 하지만, 아마 그 발을 떼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일종의 보험일 뿐이죠.
곱씹어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어쩌다 찝찝한 말을 들어도 그 자리에서 넘겨버리려고 합니다.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는 것. 꼬아 듣지 않고 그냥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말의 속뜻을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모르는 게 나아요. 복잡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남들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고, 습관이라면 습관입니다. 타인의 감정은 저를 헤집어 놓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모르는 척, 눈을 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만 제가 살 수 있으니까요.
단순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삶은 피곤합니다. 머리로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지만, 마음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차고 넘쳐서 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문장을 독해하듯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것들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선 피곤함을 감수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피곤함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좋아하는 사람 한정이지만, 사실 좋아하면 피곤하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단순해지는 편이 마음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깊은 생각의 꼬리를 잘라내고 드러나 있는 감정만 소화해야 합니다. 마음에 집중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걱정하는 것.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진심을 다해 표현해야 합니다.
요즘 저는, 그렇게 ‘보란 듯이’ 지내고 있습니다. 겉과 속을 동일하게. 복잡하게 살지 않으려 세뇌하면서, 좋아하는 사람들만 생각하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