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은 우울함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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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를일별진



덩그러니 앉아 있다. 어김없이 오는 연락은 피해자인 나를 가해자로 만든다. 미안함과 죄책감도 무뎌진 지 오래다. 무표정한 얼굴로 미안함을 쓰고 눈물을 보인다. 바삐 움직이는 손가락은 생각 없는 내 몸뚱아리에 붙어있다. 뭘 하는지도 모르는 채, 해야 할 말을 의무적으로 전한 뒤 메신저를 닫아버린다. 새빨간 N의 풍선이 거슬린다.


사람을 피해 작은 창고 안으로 도망친다. 창고 안 좁은 공간에 담요를 놓고 몸을 욱여넣는다. 태아처럼 웅크린 채 귀에 꽂은 에어팟의 음악에 집중한다. 바닥의 한기가 담요를 뚫고 올라온다. 명확한 감각에 집중해 명상하듯 숫자를 외운다. 천천히, 더 깊게 호흡한다. 창고의 퀴퀴한 공기가 몸에 들어찬다. 칼칼해진 목과 이마의 열감은 내가 좁고 추운 곳에 있음을 상기시킨다. 울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