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좁은 틈이 생겼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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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를일별진



좁은 틈이 생겼다. 어쩌면 생긴 지 좀 된, 이제야 문제로 인지하기 시작한 틈이다. 틈으로 바람이 새어 들어온다. 틈으로 들어온 바람은 내부의 온도를 서서히 낮춘다. 추위를 느낌과 동시에 옷을 여민다. 옷을 여미는 행위는 나를 방어하는 행위와도 같다. 문제의 원인인 틈을 메우면 될 것을 나는 차마 그러지 못한다. 모든 게 내 탓이라 생각한다. 나만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틈이 더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곱씹어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다 그마저도 힘들어지면, 틈 그 자체를 부정하며 숨을 참는다. 몸속 가득 들어찬 공기가 목구멍을 비집고 터지기 직전, 숨을 내쉰다. 생각이 딸려 나간다. 머릿속을 꽉 채우던 언짢음이 한 번에 빠져나간다. 그래, 모든 건 내 문제다. 틈이 생기게 둔 것도, 틈을 알아차린 것도 결국엔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