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서로에게 시련이다. 시련은 다양한 감정으로 온다. 때로는 사랑의 형태로 때로는 우정의 형태로. 때로는 증오와 미움과 미안함과 죄의식의 형태로. 본디 나약한 인간이기에 사람은 혼자 있을 수 없다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나약하여 이 모양이 된 걸까. 찌질하고 바보 같은 나는 왜 또 내 탓을 하고 있는 걸까.
생각을 하지 않으면 이 모든 일에서 자유로워질까. 생각이 많아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는 생각을 어쩌지 못해서 이 모양이 된 걸까. 마음이 힘들어지면 모두를 놓아버리는 게 내 이기심 때문일까. 그렇다면 내 마음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이타적인 마음으로 타인을 챙겨야 하는 걸까. 내게 내 마음이 가장 우선인 것이 이기적인 걸까.
우습게도 정말 모든 건 내 마음에서 비롯된 문제라 나를 파고들지 않으면 답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모든 걸 내려놓는다면,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인다면, 모든 것과 조금씩 멀어진다면 얽혀있던 매듭이 조금씩 풀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