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상대적이다. 누군가의 옆에선 나다움이 장점으로 발현되고 또 누군가의 옆에선 나다움이 단점으로 나타나니까. 생각해보면, 장점도 단점도 나일 뿐. 모든 면에서 나는 나다.
누군가의 단점이라는 건 대외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걸 단점으로 받아들이는 본인이 ‘싫어하는 면’일 수도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다. 타인의 단점이라는 것은 온전히 개인적인 견해, 즉 나에게만 단점일 뿐 상대방은 별 문제없이 그러한 면을 갖고 살아왔을 터다. 그렇듯 단점도 상대적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 뿐,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건 사랑 앞에서 무너진다. 어떠한 이론이나 견해, 경험도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나의 경우 운명이나 열병같은 사랑을 원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 존중과 신뢰가 기반이 되는 사랑은 하고 싶었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단점이라는 것이 나쁜 게 아닌, 그마저 나다운 모습이라면 그걸 인정하되 (누군가를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나를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사람과 만나고 싶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일까.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내가 사랑할 자격이나 있을까. 이토록 복잡한 내가, 다시 나로서 사랑받을 수 있을까. 얼마 전에 본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에서 나온 것처럼 나를 믿고 사랑을 믿되, 편안하게 일을 다하다보면 결국 내 사람을 만나게 될까. 내 못난 면이 받아들여지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