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moment of life
어떠한 상황에 앞서 사람이 기대를 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하니까. 행복해지고 싶어서, 더 좋은 결과를 미리 상상하는 것뿐이다. 가끔 확률적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대다수의 경우는 기대했던 결과가 아닌, 감당하기 힘든 몇 배의 실망감만 마주하게 된다. 즉 기대와 실망이라는 건 높은 확률로, 거의 동시에 발현되는 거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내게 일어난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기대에 대한 결과의 확률은 늘 꽝에 가까웠다.
"괜히 기대했네."
"이번엔 진짜 잘 될 줄 알았어."
습관처럼 기대를 하고 마냥 긍정적으로만 상황을 보던 나는, 매번 그런 나 자신을 후회하며 시간을 보냈다. 애초에 기대라는 것만 안 했어도, 타격을 덜 받을 수 있었는데. 내가 자초한 감정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조금씩 기대를 멀리하는 방법을 배웠다.
기대와 멀어지는 과정은 인생의 훈련과도 비슷해서 나이가 들 수록 점점 그 일이 익숙해졌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 발생하는 많은 일에 대해 부정적인 말이 먼저 튀어나가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더라.
"기대하지 마, 기대하면 될 것도 안 돼."
"잘 될 거야." "좋아질 거야."라는 말을 하며 힘을 주는 게 아니라, 마치 인생을 다 아는 척 기대하지 않는 일이 진리인양, 타인에게 막말을 내뱉는 나를 마주하는 거다. 그 순간에 몰려오는 씁쓸함이란 차마 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사람이란 상처 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데. 또한 상처 없이는 성장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마음과 달리 어른이 되어가는 나는, 그저 세상을 편하게만 살고자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했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참 감정에 솔직했던 것 같다. 어떤 선물을 받을까, 어떤 걸 먹을까, 무슨 일이 생길까.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순간을 즐기고 마음껏 기대하며 행복해했었는데. 가끔은 그 당시의 순수함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이 순간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보는 것 밖에는 없다. '기대를 하지 않는다, 기대를 하면 후회한다'가 아니라, 기대를 통해서 행복해지는 순간보다, '기대하지 않았던 우연에서 행복을 찾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라고 생각하는 것. 말장난이기도 하고 표현의 차이이기도 한데, 기대하지 않는 것과 우연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건, 마음의 정도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조금씩 마음을 비우고, 다가올 우연을 즐기려고 한다.
그런 의미로 미래의 나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기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행복을 위해서는 상처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 내야 할 필요도 있다. 그렇게 주어지는 상황을 힘차게 마주하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으로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