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어쩌면 詩

by 흐를일별진



너와 나

우리의 관계가 흐려질 때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것


내가 당신에게 마음을 품고

짧은 연락에도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았던

그날의 나로 돌아갈 것

우리의 믿음이 하나가 된 날

그 기적 같던

순간의 시작으로 돌아갈 것


과거로의 마음 여행에 당신은 필요하지 않다

어쩌면 우리의 관계가 흐려진 건

모두 내 탓일지도 모른다

슬픔을 표현하고

변화를 요구하고

사랑을 갈구하기 이전에

내가 먼저 내 안을 들여다본다


시작과 동시에 끝이 보인다

나는 당신을 탓하지 않는다


시간이란 손을 떠나 흐르고

그 속에서 우리는 정처 없이 떠돌아 왔다

한 때는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었지만

이제는 각자의 삶을 찾아가야 하는

이 서글픈 상황을 탓하지 않는다


영원한 것은 없다

변하는 것만 있을 뿐

우리는 그저 계속해서 흘러갈 뿐

우리가 함께했던

그 빛났던 시절을 기억하면 그뿐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