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감정들

어두운 마음을 드러내는 것

by 흐를일별진



얼마 전부터 내 브런치의 글을 읽어주고 있는 친구가 있다. 알게 된 시간에 비해, 대화하는 매 순간이 즐겁게 느껴지는 친구이자 이상하게 편안함이 앞서는 사람. 그 친구가 내 글을 읽고는 이런 말을 했다.


“요즘 글이 좀 어두운 데… 괜찮아?”


나는 당황했다. 메신저 속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정한 후기라며 웃고 넘겼지만, 사실 설명할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괜찮은가? 괜찮은 걸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내면의 답을 생각했다.



나는 대체로 긍정적인 사람이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울함이 큰 사람이었다. 잔잔한 호수에 툭-하고 던진 돌멩이가 물결을 일으키며 가라앉을 때, 나는 그 돌멩이에 묶여 호수 바닥까지 떨어지곤 했다. 사람도 만나지 않고 오롯이 혼자 그 모든 상황을 감당했다.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그저 침대에 멍하니 누워 감정의 물살이 진정되기만을 바랐다. 대체로 그렇게 혼자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을 찾았지만, 근본적인 것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꾸만, 우울함이 쌓이고 또 쌓여서 밖으로 터져 나오곤 했다.


그러다 그 모든 상황을 <불완전한 감정들>이라는 수필로 써 내려가기로 하면서, 나의 우울함은 많은 게 달라졌다. 흥미로웠다. 숨겨뒀던 어두운 면을 글로써 꺼내는 건,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고 그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일과 같았다. 감정의 객관화. 어느 순간부터 나는 돌멩이가 아니었고, 돌멩이를 던진 사람이 됐다.


요즘은 찾아오는 우울함을 즐기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모든 감정이 글의 소재가 되고 또 다른 열정의 시작이 될 테니까 말이다.



나는 정답을 찾았다.

괜찮아?

그래.

나는 괜찮았다. 더는 가라앉지 않을 수 있었다. 불완전한 감정들은 내가 가라앉지 않게끔, 매 순간 수면 위로 나를 끌어올렸다. 예전의 내가 어둠을 숨기려 애썼다면, 지금의 나는 그 어둠과 ‘소울메이트’가 됐다.


역시, 적절한 어둠은 빛나는 삶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