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좋아한다. 신경 쓰인다. 애가 탄다. 마음이 아리다. 챙겨주고 싶다. 아낀다. 잘해주고 싶다. 행복을 바란다. 웃었으면 좋겠다. 미안하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지고 싶다. 힘이 되고 싶다. 안기고 싶다. 이용당해도 좋다. 도망치고 싶다. 어쩌질 못한다.
무섭다. 겁이 난다. 아니었으면 좋겠다.
어떨 때는 불꽃처럼 화려하게 타오르는 열정으로 어떨 때는 사랑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잔잔하게.
처음엔 몰랐다.
저 모든 감정이 결국 사랑이었음을.
예전엔 그랬다.
보편적이고도 대중적인 사랑의 감정. 오로지 그것만이 진짜라 믿었기에 확신이 서지 않으면 모른 척 했다. 마음을 막았고 사랑이었을 감정을 온갖 다른 이름으로 숨겨버렸다. 아마도 나는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가끔씩 나의 방어기제를 뚫고 튀어나온 사랑을 마주하면 나는 늘 그 순간이 불편하게 느껴지곤 했다.
그래서 알았다. 사랑은 끝까지 숨길 수 없다는 걸.
다른 이름으로 포장할 순 있어도 모른 척 무시할 순 있어도, 결국 그 사람을 마주하면 무너지게 될 것이고 눈을 감아도 그가 떠오를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