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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디지만 우아하게 Oct 30. 2018

그냥

방송인 전현무 씨의 일화입니다. 언론사 논술시험에 '좌와 우에 대해 논해보시오'라는 주제가 나왔다고 합니다. 언뜻 보면 진보와 보수에 대한 주제처럼 보입니다. 실제 대부분의 지원자가 소위 진영논리에 대해 적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현무 씨는 본인의 영국 여행 경험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영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운전석이 우측에 있습니다. 당연히 보행 방향도 반대입니다. 그래서 처음 영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항상 차선과 교통신호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인에겐 좀처럼 익숙하지 않은 광경이지만 영국인에겐 당연한 삶의 방식입니다. 왼쪽에서 온 우리. 그리고 오른쪽에 사는 그들. 서로 뿐 틀린 사람은 없습니다. 전현무 씨의 해답이었습니다.


육로로 라오스와 태국 국경을 넘습니다. 메콩강을 경계로 갈라선 두 나라를 연결하는 다리의 이름은 'Friendship Bridge'입니다. 라오스에서 출국심사를 마치면 곧바로 리에 진입합니다. 잠시 메콩강 위로 펼쳐진 풍경을 눈에 담다 보면 이내 다리의 중간 지점에 이릅니다. 여기에서 이색적인 모습이 시작됩니다. 오른쪽 차선으로 달리던 차가 교차지점을 지나면서 왼쪽 차선으로 이동합니다. 태국도 영국이나 일본처럼 우리 차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처음 육로로 태국 국경을 넘었을 때는 낯선 광경에 제법 긴장했습니다. 저도 전현무 씨 좌와 우 경험해본 셈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씨의 말처럼 결론은 아무래도 없습니다. 좀처럼 멋진 결말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한번 하루키 씨의 말을 빌려. 그냥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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