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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매일묵상

John 6:8-15

9. “Here is a boy with five small barley loaves and two small fish, but how far will they go among so many?


오병이어의 현장에서 빌립의 대답에 이어지는 안드레의 발언도 가관이다. 어디서 떡을 사서 큰 무리를 먹이겠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이백 데나리온의 떡으로도 모자라다는 빌립의 대답이 지극히 이성적이었다면 성인 남성만 오천 명을 먹여야 하는 상황에서 한 어린아이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안드레는 비이성적으로 보인다. 아마 주변 사람들은 그를 보고 조금 모자라거나 눈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감정을 이입하여 민망함에 자기 눈을 질끈 감은 사람도 있었을지 모른다.


놀라운 사실은 그들 모두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이다. 상식적인 생각으로 무장한 빌립, 믿음이 있는 듯 보이나 어딘가 어리숙해 보이는 안드레. 이성과 감정이라는 양 극단에 서있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을 예수님은 모두 제자로 부르셨다.


제자도를 생각해 본다. 제자도의 시작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르는 결단이었겠지만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받는 과정에서 그들을 계속 괴롭혔던 것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어떤 제자는 안드레를 보며 어떻게 저런 자가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었을까 생각했을 것이다. 다른 제자는 그래도 내가 안드레보다는 낫다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을 수도 있다. 그런 그들 모두를 부르시는 예수님의 제자도. 우리가 흔히 제자도라고 부르는 무언가가 하나님과 우리에게만 주목하느라 정작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하셨던 이웃을 위한 관심과 이해를 조금도 허용하지 않았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요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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