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 연작시
머리에서 입으로 둥근 자갈 하나가 톡 떨어집니다.
경직된 이빨과 세 치 혀를 굴러다니다가
말 마디마디 한 마디에 부서져서
가루가 되고
위장에 흘러 쏟아지는 모래가 되어
명치에 사막이 생겨서
위벽을 서걱서걱 사포질하고
목구멍 끝 까지 버스럭거리며
명치에 뜨거운 화상을 입히는데,
게워낼까? 일단 버텨볼까, 망설이던 찰나
누군가 내게 찬 바람 타고 불어와
가슴에 모래 한 줌 덜어가더니
메마른 틈마다 새 살이 돋아나
나는 허리를 숙여 처음으로 물을 마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