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연작시
욕조에서 치뤄지는 장례식
목욕물은 새빨간 게거품을 머금는다.
(사랑한다는 속삭임도, 인생의 쇳덩이도 상관없어)
셀 수 없는 겨울은 너무나도 추웠어.
내 잘못들을 가리키던 집게발들은 따끔했어.
내일을 살아가는 내 모습들을 더 이상 상상할 수 없어.
(대단한 결심을 한 것 마냥 으스대지마라)
평생을 마셔온 흙탕물을 더는 삼키고 싶지 않아서
욕조안의 눈물과 함께 모든 것을 들이킨다.
떨리는 발 끝에 치이는 노란색 오리가
탁한 장미빛 거품을 헤치고 내 귀로 다가와 속삭인다.
"너는 어디선가 잘못 떨어진 별똥별이야."
공허한 입술.
가라앉는 육신.
웅크리는 몸이 졸려오는데, 세상은 너무나도 시끄러워.
그저 어둠만이 나를 껴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