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피지 마세요

세 번째 연작시

by 장준

산들바람

하늘 위로 사람들의 마음을 올려주는 손길,

모여진 색깔들은 팔레트가 되어 하늘을 칠한다.


양떼구름

바람이 흘러가는 대로 뛰노는 아이들,

지구 표면에 닿지 않게 바람은 양떼들을 받쳐준다.


뭉게구름

사람들의 고민을 머금은 생각 덩어리들,

사고는 곧 감정을 억누르려 새까맣게 뭉개진다.


낮게 부는 흔들바람

장난스레 구름들을 헤쳐버리면,

이내 용광로처럼 뜨겁게 구름은 달궈진다.


먹구름

숯덩이를 머금은 들끓는 검정색,

터질듯한 가슴에 하릴없이 눈물을 쏟아낸다.


사람들은 우산을 펴서 비를 피하려 한다.

하지만 흙은, 바다는, 콘크리트 건물들은

모두의 눈물을 온 몸으로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슬픔을 껴안아준다.


지구는 땅 위의 것들에게 우산을 피지 말라고,

흘렸던 눈물을 모아 바다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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