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설화 이야기
저 드높은 하늘에 못 하나가 박혔다.
하늘은 굉음을 내며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구멍 속에서 불길을 토해냈다.
일렁이는 빛들은 바닥에 떨어진 하늘의 파편을 비추었고, 그 파편은 이내 사람의 형상을 이루었다.
사람들은 그 불구멍을 태양이라 불렀다.
본디 태양의 빛으로 생명을 얻었으나, 하늘의 틈에서 육신을 얻었기에
인간의 정신은 뜨겁게 타올라 육체를 재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육신은 영생을 탐하였다.
한 인간이 그 해답을 내놓았다.
하늘을 다시 깨뜨려 파편을 모으는 일.
그러나 그것은 태양을 모욕하는 행위였으므로 아무도 감히 손대지 못하였다.
그때, 단군이란 자가 나타나 태양이 비추지 않는 반대편 세상으로 가서 하늘을 깨뜨리자고 하였다.
그는 네 사람을 뽑았다.
하늘에 못을 쥘 자, 풍사(風師).
하늘까지 발판을 놓을 자, 운사(雲師).
하늘에 못을 박을 자, 뇌사(雷師).
그리고 떨어지는 조각을 모을 자, 우사(雨師).
허나 천장을 울리는 못질의 소리는 반대편 태양의 귀에도 닿을 것이었다.
이에 단군은 태양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못질이 시작되자, 하늘엔 미세한 금이 생겼다.
그 빛은 희미하였으므로 사람들은 그것을 별이라 불렀다.
풍사와 운사, 뇌사와 우사는 별빛이 모이는 곳마다 큰 구멍을 뚫었고,
그것은 이내 달이 되어 은은히 빛을 머금었다.
하늘에서 파편이 쏟아졌다.
태양은 그 소리에 의문을 품었으나 단군은 그것이 하늘을 달리는 말의 발굽 소리라 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몸이 소멸하지 않는 것을 보고 태양은 의심을 품었다.
그는 반대편 하늘의 금을 보고 분노하였다.
태양은 거대한 열기로 사람들을 불살랐다.
분노는 살을 가루로 만들었고, 가루는 흙이 되었으며, 바스러지지 않은 것은 돌이 되었다.
그때 단군은 하늘의 조각을 모으던 우사를 범인으로 지목하였다.
태양은 그를 흙과 돌 사이에 묻어버렸다. 조각에 찔려 흘린 눈물은 바다가 되었고,
그 피는 용암이 되어 흘러내렸다.
태양의 분노에서 살아남은 단군과 그 무리들은 다시는 하늘에 오르지 못하였다.
그들은 동포의 뼛가루 위에 발을 딛고 살게 되었고, 태양의 치하에서 다시금 불타는 삶을 이어갔다.
이제 사람들은 낮마다 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의 육신이 언제 불타 없어질 지를 두려워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