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위한 마지막 유언

시작과 끝

by 장준
To.내가 만났던 사람들에게

제가 삶을 언제 마칠지 모르지만, 내일 죽는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제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 모두 저를 잘 아시니 알아서들 이해해주실거라 믿습니다. 긴 글이 되겠지만 최대한 짧게 써보겠습니다.

만났던 모든 사람에게 우선 감사를 드립니다.

같이 지냈던 순간들이 매번 행복하진 않았을지언정, 제 옆에 있어줌으로 제가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지지해주었던 이들이 있었기에 인생의 고된 일들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리광을 피우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말해보겠습니까.
속상한 것도 있고 힘들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함께 있어주심에 있어서 즐거운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비단 저만 힘들고 속상한 인생을 살진 않았을테니까요.

같이 지낸 추억들을 선물로 가져갈테니 앞으로는 저를 잊고 살아주세요.

만약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저를 묘지에 묻진 말아주세요. 화장하여 가루로 어디가 됬든 아무데나 뿌려주세요. 물론 그게 합법적인 절차에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선에서요.

이 글을 듣는 사람들 중에서 저를 싫어하거나, 또는 저에게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었겠지요.
미안합니다. 사과로 상처입은 것을 퉁칠 수 없는 법이지만, 용서해주세요.
제가 살면서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함부로 말을 내뱉은 것을 압니다.
다만 그때 저는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그냥 모든 세상일에 대해서요. 준비가 덜 된 철부지였나 봅니다. 제가 잘못했던 일들만 생각 해보아도 손가락을 열개 전부 꼽는데, 당신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반대로 제가 미안해 하는 사람이 있듯이, 저에게 미안해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행여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제가 마음 다쳤을까봐 걱정은 하지마세요.
죄책감이 든다면 접어 두었다가 다른 사람한테 좋은 마음으로, 좋은 일로 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듯이 저도 이제 떠날 때가 된 것이겠지요.
다들 밥은 굶지 마시고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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