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는 짓의 행복>, 크리스 길아보 지음
"나는 여행, 건강, 부유해지기, 외국어 배우기 등 각각의 측면에서 내 인생을 한 단계씩 높이기 위해 엄청나게 멋지고 장대한 퀘스트를 하는 중이다. 이 퀘스트는 내가 주인공인 거대한 비디오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항목 하나를 완료할 때마다 '경험치'를 얻고, 다섯 개의 항목을 완료하면 레벨이 올라간다."
스티브의 목록 앞부분에 있는 항목들은 쉬웠다. 그는 소파에서 벗어나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슈퍼마켓에서 포테이토칩을 그냥 지나치는 새로운 생활방식을 시도하며 활기찬 몸 상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가벼운 항목들을 해치우며 자신감과 경험치를 얻은 뒤 해야 할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동시에 훨씬 재미있었다.
스티브는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점점 더 난도가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그는 포르투갈어를 배웠고, 브라질의 카니발을 직접 가서 보았다. 그는 곡예비행을 체험했고, 아프리카 사파리에 갔다. 그의 리스트 최상단에는 '작은 섬 구입하기' 가 있다. 엄청난 목표지만 스티브의 레벨업 구조는 그가 그것을 계속 추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스티브가 만든 '게임' 구조는 퀘스트에 재미와 보람을 더했다. "전체 리스트를 게임처럼 구조화해 점수 올리기 등의 보상을 넣으면 비디오 게임에서 레벨 올리기를 좋아하는 두뇌가 여기 걸려듭니다. 많은 항목을 완료하고 다음 퀘스트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독이 되는 겁니다."
인생을 어떻게 쓰고 싶은가? 인생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가?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리스트를 작성하라. 내가 진짜로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달성하고 싶은 것은 뭘까? 생각은 크게 갖고 제한을 두지마라.
퀘스트는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종착점을 갖는다. 퀘스트는 분명한 과제를 제시한다. 퀘스트는 목표를 향한 작은 계단들과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요구한다.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사소한 문제들은 더는 문제가 아니게 된다.
취미와 퀘스트의 차이를 알고 싶다고? 취미에 대해서는 잠시 잊을 수 있다. 하지만 퀘스트는 전적으로 열광하는 대상이다. 주말에 즐기는 골프는 취미다.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겠다거나, 타수를 줄이겠다는 것은 목표다. 그리고 특정한 기간 동안 스코틀랜드의 모든 코스에서 라운딩을 해보겠다는 것은 퀘스트다.
- <쓸모 없는 짓의 행복>, 크리스 길아보 지음
어렸을 때 롤플레잉이라는 게임을 즐겨 했었다.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주인공이 되어 여러 미션들을 부여 받는다. 그 미션들은 쉬운 것부터 시작해 점차 난이도가 올라가고, 미션을 달성할 때마다 플레이어는 경험치를 쌓아 레벨업을 하며 더 심오하고 광대한 모험의 세계를 탐험한다.
만약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게임 속 세상이라면 나는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은가. 내가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 세상은 100% 완전하게 스스로 디자인할 수는 없지만(성별, 부모님, 태어난 곳, 타고난 신체적 조건) 게임 속 퀘스트는 내가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다. 나를 살아있다는 느낌으로 가득 채워주는 활동들을 퀘스트로 만들어 내가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이 하나의 연극놀이 또는 게임이라면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 리스트를 작성해보자. 리스트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것이 좋다. 내가 진짜로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달성하고 싶은 것을 제한 없이 크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의 퀘스트로 만들어본다. 퀘스트가 기존의 취미 리스트 또는 목표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퀘스트는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종착점을 갖는다. 그리고 분명한 과제를 제시한다. 또한 목표를 향해 작은 계단들을 올라 점점 성장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취미는 잠시 잊을 수 있으나 퀘스트는 인생이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전적으로 열망하는 대상이다. 살아있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어떤 경험을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종착점을 갖고 조금씩 계단을 밟아 올라가 성장하는 미션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퀘스트이다.
내가 어렸을 때 열중했던 롤플레잉 게임 속 세상이 사실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이 세상은 게임 속 세상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실제같아 우리는 가끔 이 세상을 너무나 심각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그 세상을 잊고 싶어 게임 속 세상에 빠져 도피할 때도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발딛고 있는 이 곳은 완벽하게 주어진 너무나 생생한 게임 무대이다. 게임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게임 속 세상은 플레이어가 죽어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내가 발딛고 있는 이 게임 속 세상은 한번 밖에 살지 못하고, 언젠가는 죽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게임 속 세상을 더욱 더 잘 즐길 수 있다. 한번 밖에 플레이하지 못하는 나에게 주어진 이 완벽하고 실제같은 게임 속 세상을 어떻게 디자인 하고 플레이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사소한 문제들은 더는 문제가 아니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깨닫기 시작하는 순간, 이 완벽하게 실제같은 게임 세계를 즐거운 마음으로 모험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