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빵을 먹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톰 오브라이언

by 여행하는 그리니

나는 육고기를 먹지 않는다. 비건 관련 책을 읽고, 다큐멘터리를 찾아본 후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 비건을 시도할 때는 우유와 계란도 먹지 않으려고 결심했다. 처음에는. 그러나 얼마 못가 우유와 계란을 끊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유는 원래 좋아하지 않았고, 계란은 안 먹으면 되지만 내가 좋아하는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스파게티(치즈), 가공식품 등의 음식들에는 우유와 계란이 거의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우유와 계란을 직접 먹지는 않았지만, 그것들이 들어간 빵이나 과자, 아이스크림을 끊기란 정말 어려웠다.

처음 비건을 시작할 때는 비장한 마음으로 우유와 계란이 들어간 모든 식품들을 끊었다. 그 좋아하던 빵과 과자는 물론이고 아이스크림도 입에 대지 않았다. 매일 빵과 과자를 입에 달고 살던 내가, 식후에는 항상 달달한 쿠키나 빵을 찾던 내가.

그러나 비장한 결심은 4개월도 못 가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달콤함에 길들여진 나의 혀와 뇌가 유혹에 굴복당한 것이다. 직장에서 동료들이 맛있게 먹는 빵과 과자가 나를 유혹하고, 뭔가 허전한 날이나 금요일 즈음에는 퇴근길에 빵집과 슈퍼, 아이스크림 가게로 나도 모르게 발길이 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앙버터라는 빵을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먹고 탈이 났다. 빵 안에 버터와 팥이 풍성하게 들어간 빵이었다. 한 일주일을 배가 아파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위장은 음식을 거부했다. 마치 장염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아프고, 힘이 하나도 없었다. 화장실을 계속 들날날락했고, 배가 아파 음식을 전혀 먹을 수 없었다. 버터를 빵에 바르면 위에 수분이 흡수되지 않고 코팅이 된다. 마치 버터가 나의 내장을 덮어버려 기름덩어리로 코팅을 한 것처럼 모든 음식물들이 흡수되지 못하고, 나오는 느낌이었다. 나는 일주일을 호되게 앓고 나서야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아주 예전에 비건을 시작하기 전 고기를 먹었을 때 돼지고기를 먹고 장염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증상이었다. 그리고 앙버터 사건 전에도 나는 빵을 먹고 비슷한 증상을 경험한 적이 몇 번 더 있었다.

그럼 나는 그런 일이 있고 빵을 완전히 끊었느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나. 나는 그 고생을 하고도 여전히 빵을 끊지 못했다. 물론 빵이나 과자,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는 항상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그랬다. 칼로리가 높고 당 함유량이 높은 디저트를 먹고 나면 항상 몸에 힘이 없고 축 쳐지는 기분이 들었다. 머리 회전도 잘 안되고, 속이 더부룩하게 기분이 나빴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참으면서까지 나는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밀가루와 설탕, 우유가 범벅이 된 가공식품들을 끊지 못했다.


그랬던 내가 이 책을 읽고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을 완전히 끊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왜 빵같은 음식을 먹고 탈이 났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톰 오브라이언의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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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 건강과 면역 질환을 30년 넘게 연구해온 톰 브라이언의 책으로 뇌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인 단계를 밟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동기 부여하며 인간이 겪는 질병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3대 유해식품으로 우리가 평소에 거의 매일 먹는 밀, 유제품, 설탕을 지목한다. 밀의 글루텐, 유제퓸, 설탕은 그에 대한 과민성이 있든 없든 간에 우리를 바디버든에 가깝게 몰아가는 독성 식품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독성 식품이 우리의 장과 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조목조목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가면역과 장누수, 면역계의 개념과 작동현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자가면역이란 면역계가 자신의 뇌와 체내 기관, 조직을 공격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환경적 독소에 노출될 때마다 그 독소를 '항원'으로 분류하고 그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면역계가 가동된다. 면역 반응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무때나 일어나지만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다. 우리가 면역 반응을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 몸은 소리없이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최초 면역 반응이 충분히 강하지 못할 경우, 면역계는 항원을 처리하는 더 강력한 무기인 항체를 형성하는데, 이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체내 조직이 손상을 입어 더 이상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그 결과는 대개 콧물, 근육통, 뇌 안개 같은 경미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항원 반응이 계속되고 조직에 자꾸 손상을 가하면, 결국 해당 조직과 관련된 질환으로 발전한다. 어떤 조직이든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병이 생기는 것이다.
이번 주제인 혈액뇌장벽(뇌척수액과 혈액을 분리시키는 장벽) 손상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시사점 중 하나다. 우리는 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이야기는 장에서 시작된다. 혈액의 성분은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를 통해 받아들이는 것, 피부와 눈, 귀를 통해 흡수되는 것, 그리고 섭취한 음식에 의해 결정된다.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 물질들은 우선 소화관을 통과하며 분해, 소화, 흡수되고, 그 결과 생명을 유지하는 유익한 영양분이 되어 혈액 속으로 들어가 몸 전체를 순환한다. 이 과정에서 소화계는 불완전하게 소화된 음식은 물론, 독소와 자극물이 혈액에 흡수되는 것을 막는데, 1차 방어벽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소장 상피이다. 이것이 일종의 거름망 기능을 하여 아주 작은 분자만 혈류로 들어갈 수 있다.
뇌 안에도 이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자체 보호 거름망이 있다. 구성 물질도 거의 동일하다. 혈액뇌장벽이라는 이 방어벽의 주된 역할은 큰 분자들이 혈액을 통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뇌의 거름망은 소장의 거름망에 비해 훨씬 미세하다. 그런데 장 내벽이 찌어지면 창자가 새어나올 수 있듯, 뇌의 거름망이 찍어지면 뇌가 새어나올 수 있다. 학자들은 이렇게 찢어진 상태를 혈액뇌장벽 손상이라 하고, 나는 B4 라고 부른다.
뇌 누수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특히 머리가 외상을 입는 경우에 그렇다. 뇌진탕을 입으면 뇌의 거름망이 약간 찢어진다. 더 작은 외상을 반복적으로 입어도 거름망이 찢어질 수 있다. 축구 연습에서 헤딩슛을 하는 경우만 하더라도 하루에 수십 번씩, 거의 매일 발생할 수 있다.
혈류로 들어간 식품 거대 분자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계가 만든 항체로 인한 염증도 혈액뇌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가장 악명 높은 식품은 밀과 유제품이다. 심지어 설탕을 입혀 바삭하게 만든 빵 껍질이나 크램 브륄레 표면도 최종당화산물이란 새로운 분자를 형성하는데, 이것 역시 장과 뇌의 거름망을 손상시켜 B4를 유발한다. 새까맣게 탄 고기는 물론 바비큐 껍데기도 우리 뇌에 작은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전체 면역 체계의 70%가 장에 모여 있다. 우리 몸이 이렇게 설계된 것은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발생하는 곳이 장이기 때문이다. 가장 취약하면서도 중요한 곳에 가장 큰 군대를 배치해야 몸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올바른 음식을 섭취하고 장 기능이 원활하면 소화가 쉽고 효율적이다. 그런데 어떤 음식은 다른 음식보다 분해와 소화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를테면, 소갈비는 바나나보다 소화가 더디다. 혹시라도 염증에 의해 장의 거름망이 찢어져있다면, 장에서 단백질이 미처 분해되기 전에 소갈비의 커다란 단백질 덩어리(거대 분자)가 상피를 통과해 혈류 속으로 침투할 것이다. 면역계는 이런 거대 분자를 칩입자로 인식하여 "이게 뭐지? 일단 제거하는 편이 좋겠다"라며 즉각적인 방어에 돌입할 것이다. 즉, 소고기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거름망을 통과한 소고기와 다른 모든 거대 분자에 대해 과민성이 생기게 된다.
물론 당신이 먹는 음식이 반드시 문제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장의 거름망이 찢어진 것, 전문 용어로는 '장 투과성'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거대 분자의 침투를 유발한 누수다.
결론은 이렇다. 어떤 음식을 먹고 어딘가 편치 않다고 느껴지면 몸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몸에서 어떤 종류의 반응이 일어나고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피곤하다고 느끼는가? 두통이 있는가? 그 원인을 파악하려면 당신이 입속에 무엇을 집어넣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어려운 용어와 처음 접하는 용어들이 많아 천천히 다시 정리해보았다.


1. 자가면역이란 - 우리 몸이 독소에 노출되면,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면역계가 자신의 뇌와 체내기관, 조직을 공격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병이 된다.

2. 음식을 먹으면 소화관을 통해 분해, 소화, 흡수가 이루어지고 영양분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몸 전체를 순환한다.

3. 이 과정에서 소화계는 불완전하게 소화된 음식, 독소, 자극물이 혈액에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1차 방어벽이 소장상피이고 이것이 일종의 거름망역할을 하며 아주 작은 분자만 혈류로 들어갈 수 있게 한다.

4. 뇌에도 이와 유사한 방어벽 역할을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혈액뇌장벽이라는 것이다.

5. 장내벽이 찢어지면 창자가 새어나올 수 있듯 뇌의 거름망(혈액뇌장벽)도 찢어지면 뇌가 새어나올 수 있다. 이것이 뇌누수이다.

6. 뇌누수는 머리의 외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음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혈류로 들어간 식품 거대 분자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계가 만든 항체로 인한 염증이 혈액뇌장벽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악명 높은 식품이 밀, 유제품, 설탕이다.


"결론은 이렇다. 어떤 음식을 먹고 어딘가 편치 않다고 느껴지면 몸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몸에서 어떤 종류의 반응이 일어나고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왜 빵이나 밀가루,우유, 설탕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을 먹고 몸이 아팠는지 그 작용 현상을 똑바로 알게 되었다. 그냥 빵이나 가공식품은 유해한 음식이라 내 몸에서 탈이 난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내 몸에 들어가면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이다. 이제는 억지로 빵이나 과자, 아이스크림을 참지 않는다. 쉬지 않고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뇌와 장의 면역군대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몸에 독이 되는 음식을 집어넣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 책에는 밀의 글루텐과 설탕, 우유가 각각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 몸에 독성으로 작용하는지가 나온다. 탄수화물 중독(빵과 같은 밀가루 음식 중독), 우울증, 조현병, ADHD, 알츠하이머 병, 당뇨병 등이 우리가 먹는 음식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왜 저자는 우리가 거의 매일 먹는 3가지 식품을 3대 유해식품, 독성식품으로 지목하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는 3가지 식품이 독성식품으로 분류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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