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구본형 지음, 김영사 출판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사랑하기보다는, 사랑받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한 자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길 원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를 온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지, 현재의 자신에 대해 강한 불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음으로써 이대로 괜찮다는 안도감을 조금이라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다. 독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함도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통해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낡은 자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으로 탈피했다는 증거다. 나아가 같은 인간으로서 자기 극복을 이룬 본보기를 제시함으로써 누군가를 격려하고자 함이요, 겸허히 독자의 인생에 보탬이 되려는 봉사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언어, 즉 말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타인의 말 또한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현실에 실제 존재하는 ‘말’이란 것은 우리의 생각을 담기에 그리 넓지 않으며, 개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말은 더욱 협소하다. 그처럼 좁은 범위의 언어 가운데 일부만을 내뱉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는 것조차 자신이 가진 작은 언어의 웅덩이 속에 한정된다. 그렇기에 더 큰 자아, 더욱 넓은 세계를 향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우선은 자신의 말을 망망대해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체험은 좋은 것이다. 겁내지 말고 부딪혀라. 관광객처럼 구경만 한 채 그곳을 떠나지 마라. 몸과 마음으로 깊게 체험하라. 단, 그저 경험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마음에 새겨야 한다. 그리고 체득하라. 자신의 것이 되게 하라. 아니 그것으로도 충분히 않다. 자신의 것이 되었다면 남김없이 모두 활용하라. 마지막 한방울까지. 인생은 그대 자신이 끝까지 살아내는 기나긴 여행이므로.
세상의 의미를 찾아 나선 자, 인생의 의미를 찾아 나선 자, 자신의 의미를 찾아 나선 자들은 사막에서 빈손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찾는 의미란 것은 어디에도 놓여 있지 않으며 숨겨져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의미란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세상이나 인생이 헛된 것은 아니다. 인생의 의미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무엇이 어떻다거나 얼마 만큼이다 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하라. 역동적으로 살아간다면 인생은 생기를 품은 빛나는 의미로 가득 찰 것이다.
-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구본형 지음, 김영사 출판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와 내 삶을 탐구하기 위함이다. 글쓰기는 제3의 관찰자가 되어 나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글쓰기를 통해 나는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든다. 그리고 독자가 책을 읽듯 한 발자국 떨어져서 그것을 바라본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불투명하고 불분명했던 것들이 투명해지고 분명해진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 어떤 삶을 살고, 무엇을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가 분명해진다. 나에게 글쓰기는 삶이라는 여행을 도와주는 지도와 같다.
1.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나도 과거에는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사랑하기보다는, 사랑받길 원하는 사람이었다.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주기를 기대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불안했고, 누군가가 이런 불완전한 나를 사랑하면 삶이 완전해질 것이라는 헛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글쓰기를 통해 나는 그런 환상이 얼마나 헛된 망상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와 나의 삶에 대해 글을 쓰면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하고 완전하며 귀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불안과 환상이 녹아 사라지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보살피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나에 대해 쓰다 보면 내가 얼마나 보물 같은 존재인지 알게 된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존재.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눈부신 무한한 존재로서 나를 바라보게 된다. 살아서 숨 쉬며 글을 쓰고 있는 하나의 존재가 나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된다. 글을 쓰다 보면 나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나를 보살피고 응원하게 된다.
2. 글쓰기를 통해 낡은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난다
나는 책 읽기를 통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책 읽기만 했다면 그 과정은 온전하지 못하고 어쩌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책 읽기와 함께 글쓰기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책 읽기를 통해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식을 생각할 수 있었고, 글쓰기를 통해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계획할 수 있었다. 미니멀 라이프, 비건, 마음공부, 새로운 경험들을 계획하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식을 실행하기. 글쓰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그리고 글에는 말보다 더 큰 힘이 있다. 낡은 나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자기 극복의 과정. 그 과정은 글쓰기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나는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양분으로 삼아 새로운 나로 끊임없이 태어나고 싶다. 그래서 글을 쓴다.
3. 글은 나의 세계를 규정하고 창조한다
사람들은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생각한다. 말로 표현되지 못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언어의 한계는 상상력의 한계로 이어진다.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만큼 상상할 수 있다. 더 큰 자아, 더욱 넓은 세계를 만나고 싶다면 언어의 세계를 넓히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책 읽기와 글쓰기가 필요하다. 책 읽기를 통해 자신의 말을 망망대해로 만들고, 글쓰기를 통해 그 세계를 헤엄치며 더 큰 바다로 나아간다. 나는 작은 웅덩이가 아니라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자유와 기쁨을 누리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4. 글을 쓴다는 것은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가 되는 것이다
글을 쓰지 않을 때 나는 관광객처럼 구경만 한 채 그곳을 떠나는 사람이 된다. 삶을 피상적으로 바라보고, 깊이 있게 사유하지 못하고, 고정관념과 사회적 관습에 얽매여 세상을 바라본다.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고, 살던 대로 산다. 뇌를 쓰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고,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 삶을 피상적으로 산다.
그러나 글을 쓰면 진정한 여행자가 되어 그곳을 탐색하고 모험하는 사람이 된다. 삶을 관찰자가 되어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사유하게 된다. 고정관념과 사회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몸과 마음으로 깊이 있게 체험하게 된다. 경험이 나의 것이 되고, 그것을 활용하여 내 삶에 쓸 수 있게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경험을 내 삶에 유용한 재료로 남김없이 쓰고, 촘촘한 삶을 산다는 것이다. 촘촘하고 깊은 삶. 그것은 관광객이 아니라 여행자가 되어 삶이라는 여행을 몸과 마음으로 깊이 만끽하는 것이다.
5.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스스로 만든다
글쓰기는 반짝반짝 빛나는 생기 있는 삶을 살게 해 준다.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만들고, 스스로 살고 싶은 삶을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누군가의 인생, 남들이 좋다고 하는 삶, 다수가 욕망하는 무엇이 아니라 나만의 인생, 내가 행복한 삶, 스스로 만든 의미를 향해 빛나는 삶을 살게 한다. 글을 쓰다 보면 알게 된다.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나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 인생의 의미를 어떻게 창조할 것인지. 불현듯 떠오르는 영감을 낚아채 글로 적고 그것을 부표로 삼아 더 깊이 들어가 쓰다 보면 스스로 창조한 인생의 의미를 그대로 꽃 피우며 살 수 있게 된다.
이것들은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자 내가 쓰고 싶은 글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낡은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나의 세계와 삶의 의미를 창조하여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즐겁게 모험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