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의 소원> 김상근
아, 너무 따뜻하다. 두더지와 두더지의 첫 친구 눈곰의 이야기.
두더지는 이제 막 이사를 와 새로운 동네가 낯설고 친구가 없다. 집에 오는 길 조그만 눈덩이를 만난 두더지는 친구와 버스를 타고 집에 가려고 한다. 그러나 버스 기사 아저씨들은 두더지의 친구를 보고 말한다.
"친구? 눈은 눈일 뿐이란다. 결국엔 사라져 버리지."
친구를 혼자 두고 갈 수 없는 두더지는 눈덩이를 곰처럼 만들고 추울까봐 자신의 털모자를 씌워주며 별똥별이 내리는 저녁이 올때까지 함께 버스를 기다린다.
그리고 두더지의 소원이 이루어져 둘은 함께 아늑하고 따뜻한 사슴아저씨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스르르 잠이 든 두더지가 눈을 떠보니 친구는 온데간데 없다. 혹시 친구가 돌아올까 기다리고 뒤를 돌아보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온 두더지는 할머니의 품에 안겨 친구의 이야기를 한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가 두더지를 깨운다. 멋진 손님이 찾아왔다고!
아이들은 종종 상상 속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인형이나 물건을 상상 속의 친구로 만들어 그 친구와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눈도 인형도 살아있는 무엇이다. 따뜻한 곳에 있으면 스르륵 녹아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와 마음을 주고 받는 살아있는 친구인 것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은 잊어버린 마음 속 친구를 만드는 법을. 무엇이든 누구이든 내가 마음을 주고 사랑을 나누며 애틋하게 생각하면 친구가 되는 마법을. 그래서 아이들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심심하지 않다. 친구를 만들어 그 친구와 재미나게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두더지는 다음날 다시 찾아온 눈곰친구와 눈싸움을 하며 신나게 놀았을까? 행복하고 따뜻한 상상을 남기며 이야기 책은 독자의 상상 속에 계속된다. 친구를 만들고 그 친구와 마음을 나누며 따뜻한 우정을 쌓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렸을 때는 이 책을 펼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