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재봉틀'은 무엇인가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 키아라 메잘라마 (지은이),레자 달반드 (그림)

by 여행하는 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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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랑탱은 색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멋내기를 좋아하고 여자아이들과 더 친하며 색의 어울림을 고민해서 옷을 고른다. 발랑탱과 엄마는 일 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아름다운 옷감이 넘쳐나는 보물이 가득한 곳에 가고 신이 난 발랑탱은 엄마에게 생일선물로 재봉틀을 받는다.

그런 발랑탱을 남자아이들은 놀림거리로 삼는다. 어느 날 앙투안과 뤼카, 아흐메드 등 남자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다 일부러 건 발에 발랑탱은 넘어지고 무릎을 다친다. 발랑탱은 앙투안의 티셔츠를 잡아당겨 찢어지고 만다.

다음날 발랑탱은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 분한 마음이 들어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발랑탱이 할 수 있는 것이 딱 하나 있었다. 재봉틀을 만져 고운 색들의 천을 이어 옷을 만드는 것. 발랑탱의 마음은 빨간색과 검은색들로 어지러운 분노로 가득했지만 재봉틀 앞에서는 모든 것을 잊는다. 시간이 흐르는 것도 배가 고픈 것도 목이 마른 것도 모두 잊는다.


실이 천 위에 반듯하고 안심되는 선을 그렸어요.
싸움, 축구공, 여자아이, 남자아이는 이제 없어요.
드르륵 드르륵 소리와 자신만만하게 제 갈 길을 가는 실이 있을 뿐이에요.



발랑탱에게 세상은 색이다. 언어도 색이다. 감정도 색이다. 모든 것이 색이고, 아름다운 색들은 발랑탱에게 기쁨을 준다. 그 아름다운 색들을 이어 하나로 만드는 것은 그래서 발랑탱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행위이다. 주변의 모든 것을 잊고 완전히 빠지는 재미있는 행위. 무아지경에 빠져 발랑탱은 슬픔과 분노처럼 괴로운 것들도 모두 잊는다.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재봉틀이 필요하다. 오직 '그것'만이 있어서 '나'는 물론 '나'이외의 것들 모두를 잊을 정도로 좋아하는 것. 너무나 자신을 충만하게 하고 기쁘게 만들기 때문에 그 어떤 슬픔이나 분노도 끼어들 수 없을 만큼 행복한 것. 벌어진 흉터를 꿰매듯 마음의 구멍들을 예쁘게 기워주는 치유의 행위. 그런 '재봉틀'이 필요하다.


나만의 '재봉틀'을 찾기 위해서는 '나'자신의 내면에서 흐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상의 욕망과 소음을 차단하고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나는 언제 마음이 평화로운가?'

'나는 무엇을 할 때 모든 것을 잊고 몰입하는가?'

'나를 치유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충만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잊고 무아지경에 빠지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가만히 '나'를 바라본다. 그러면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나의 '재봉틀'이 무엇인지 알아챌 수 있다.


자신만의 재봉틀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남들과 다르고, 다름을 자랑스러워한다. 자신의 인생을 누구보다 멋지게 살아간다. 어려움이 있어도 자신만의 재봉틀로 흉터를 예쁘게 꿰매 아름답게 만든다. 무아지경의 몰입과 열정, 그리고 사랑은 나를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그들은 어제의 나에서 오늘의 나로 멋지게 성장한다. 어제의 나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나로 멋지게 새로 태어난다.


나의 재봉틀은 무엇인가. 나를 치유해주고 충만하게 하며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는 그것. 그것을 가진 이가 되고 싶다. 그것으로 나만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매일 새로운 나로 태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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