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에이미 스펜서 지음

by 여행하는 그리니
14q-DsiIQf5tMC-fm2sIIug5Flc.jpg <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100가지 방법> 에이미 스펜서 지음 | 박상은 옮김 | 예담


기준을 낮추고 그 일에 몰두하라
문제는 내가 이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무엇 하나라도 바꾸려고 시도해보았다면 전보다 더 나아졌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다음번에 목표를 정하면 당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보다 조금 덜하겠다고 마음먹어라. 그래도 일단 시작하고 나면 좀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어찌 됐든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첫날에는 완벽을 기하려고 하기보다는 기준을 낮춰 잡고 그 일에 몰입하라. 모든 좋고 위대한 것들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서 비롯된다.


- <행복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린 것들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100가지 방법> 에이미 스펜서 지음 | 박상은 옮김 | 예담



어제 그림 수업을 시작했다. 선생님이 무엇을 그리고 싶냐고 물어보셔서 나는 "음악을 듣고 생기는 감정과 느낌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음악을 듣다 보면 색이나 감정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것들을 이미지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진다. 그런데 나의 눈과 뇌는 어떤 형상을 보고 그리는데 익숙해있어서 감정이나 느낌을 형상 없이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어떤 형상을 찾아 그리려고 하고 대상과 똑같이 그리려고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유롭게 감정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이라는 틀에 갇혀 답답한 그림을 그리게 되고,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선생님은 그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시면서 조금씩 천천히 그동안의 습관(형상을 따라 그리려는)을 깨고 자유롭게 표현해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형태를 단순화시키거나 비의도적인 표현을 시도해보라고 하셨다 추상화를 많이 찾아보고 영감을 얻으라는 말도 하셨다.


첫날은 손을 푼다는 기분으로 라라 랜드 ost를 들으며 그림을 그렸다. 수업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는데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갔다. 처음에는 예전의 습관대로 형상을 따라 그리려는 시도가 나왔지만 점점 음악을 따라 흐르는 선의 느낌들에 집중하여 비의도적인 선에 일부러 의도적인 시도를 더하기도 하며 나의 감정이나 음악의 느낌을 표현해보려고 했다.


그림은 명상과 닮았다. 무념무상이 되어 손만 움직인다. 뇌로 어떤 생각이나 계산을 하지 않고 그저 손을 움직인다. 무념무상으로 손을 움직이다 보면 거기서 어떤 형태나 선이 생긱기도 하고, 색이 더해지기도 하며, 무언가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 의도했던 무언가와 전혀 다른 무언가가 생겨날 때도 있다. 아니 처음에 의도 자체가 없었는데 나중에 무언가가 생겨날 때도 있다.

명상도 그렇다. 호흡을 내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고 저절로 숨이 쉬어지듯 그림도 저절로 자신의 꼴을 갖추어 스스로 태어난다. 나는 그것을 바라보기만 한다. 명상 후에 잡념과 마음속 찌꺼기가 싹 사라지고 텅 빈 공만 남아 깨끗해진다. 마찬가지로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고 나면 온갖 망상들과 생각들이 깨끗하게 사라지면서 후련한 마음이 된다. 따뜻한 물에 깨끗이 목욕을 하고 난 것처럼, 다시 태어난 새살의 기분이 된다.


일상에서 예술을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 마음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기분 좋은 것을 지금 바로 시작해보는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그 예술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몰입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다. 어찌 됐든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이 오게 마련이다. 나의 목적은 완벽한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흥미로운 것에 뛰어들어 시작하는 것이다. 예술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서 비롯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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