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젊은 과학도의 마음에 불을 켜준 상 하나

by 최정미의 뇌과학

어느덧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이 32회를 맞이했네요.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집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대회는 열정 가득한 젊은 과학도들이 모이는, 말 그대로 ‘과학의 축제’ 같거든요.


저는 1994년, 제1회 대회에서 뇌전위 데이터 신호처리 연구 논문으로 은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의 저는 세상도 잘 몰랐던 풋풋한 과학도였죠. 상금 몇백만 원과 유럽 일주 여행 상품을 손에 쥐고, 수상자들과 함께 떠났던 그 여행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네요. 낯선 도시의 공기 속에서 ‘세상을 탐구한다는 일의 낭만’을 처음으로 깊이 느꼈던 순간이었어요.


당시에는 삼성 특채 조건을 비롯해 여러 기회들이 함께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은 같은 꿈을 가진 국내외 젊은 연구자들과의 만남이었는데요. 맥주 한잔 앞에 두고 밤새 실험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던 그 시간들... 그때의 대화와 웃음이 지금의 저를 만든 토양이 되었지요.


그때 수상자 중 제가 가장 막내였는데, 선배들이 ‘지니 소녀’라는 별명을 붙여주셨어요.

그 이름이 얼마나 따뜻하게 들렸는지, 지금도 아련히 기억납니다.


세월이 흘러 연구자의 길을 걷고, 다시 후배들을 마주하게 되니 새삼 깨닫게 됩니다.

과학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지만, 주장과 추측보다 사실에 굴복해 갈 수 밖에 없어 그만큼 사람을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길이라는 것을요. 한 줄의 논문보다, 진실 앞에 함께 겸허해지는 한 번의 진심 어린 토론이 더 큰 깨달음을 줄 때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과학을 여전히 사랑하는 이유는 분명힌데요.


새롭고 가치 있는 발견 앞에서는

어떠한 지위도, 권위도, 권력도, 돈도, 세력도

그 진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연구실의 불빛 아래에서

조용히 세상의 원리를 탐구하고 있을 젊은 과학도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여러분의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실패의 데이터조차 누군가에게는 귀중한 이정표가 되니까요. 진심을 담아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당신들의 미래가 곧, 우리 과학의 미래입니다.



“과학으로 세상을 밝힙니다. 최정미의 뇌과학.”


네이버 카페 : https://cafe.naver.com/obraincenter

금요일 연재
이전 02화데이터가 가르쳐준 가장 값진 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