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의 꿀을 찾아서
나의 올해는 정말 여러 가지로 일이 꼬이고 망했다. 나쁜 일은 몰아서 온다더니 정말 그랬다.
마치 내가 낭떠러지에 서 있고, 많은 사람들이 "어 쟤봐라. 아직도 버티네. 언제까지 버틴대?"라고 조롱하는 것 같았다.
체력의 한계는 감정적인 한계로도 이어졌다.
아이가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우는 소리에도 예민해졌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지만 때때로 호흡이 가빠졌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호흡이 아니라 살기 위한 호흡이었다.
나는 속이 답답할 때 서로의 비밀을 나누는 친구가 있다.
그녀는 나와 8살 때부터 친구이다. 서로의 역사에 대해 부모보다 잘 알고 있긴 하다.
내가 요즘 너무 힘들다고 울부짖으니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낭떠러지 위에는 호랑이가 있고, 밑에는 독사가 있어.
나는 나뭇가지를 잡고 안 떨어지려고 버티고 있는데 쥐가 그 나뭇가지를 갉아먹고 있어.
그런데 어디선가 꿀이 한 방울씩 떨어져.
그 와중에 그게 참 달다.
그 꿀 한 방울이 인생이래.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 모두가 날 향해 이를 드러내고 발톱을 갈고 있어도
그 와중에 내 입에 떨어지는 달콤한 꿀
그렇구나. 그 꿀만 있으면 그래도 살아갈 수는 있는 건가?
그때부터 나의 아픔이 아닌 꿀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내 일상의 꿀은 무엇인가.
나: "나 있잖아. 치료되기 전까지 일단은, 오늘만 살아봐야겠어. 그러니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는 거야."
친구: "그래. 오늘이라도 살아야지. 내일을 먼저 살 수는 없잖아."
나: "그렇지? 이제 나 오늘만 살래."
일단 오늘이라도 충실하고 행복하게 살다 보면
대체로 쓰디쓴 인생에
가끔은 단맛도 풍기지 않을까
나에게 시간이 주어지는 이유는
정말 소중한 것을 스스로 찾아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따라 아이의 미소가
참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