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맞추며 살아갈 수는 없다

유부녀 언니들의 현실적인 조언

by 열매한아름

언젠가 그런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

그 때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의 단점이 이러이러한게 있지만 내가 이러이러하게 맞춰가려고 한다. 쉽지 않지만 할 수 있는 한 노력해봐야겠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 글이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에 뜨면서 갑자기 댓글이 몇십개가 달렸었는데, 유부녀 언니들의 댓글들이 다 하나같은 의견이었다.

'평생 맞춰가며 살 수는 없다.'

'나한테 맞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 때 썼던 글이 얼마나 호기 넘치는 교만이었는지 이제서야 느끼고 있다. 유부녀 언니들,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간 언니들의 말은 가장 현실적이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안되는게 있다. 그리고 평생 맞춰가며 살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혼 사유의 1위는 '성격차이'라고 했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떤 이에게는 핑계 같지만 어떤 이에게는 치명적인 이혼 사유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


나의 치명적인 연약함은 기다리는걸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계획적인 편이고 뭔가를 기다리는 걸 매우 힘들어한다. 그런데 늘 느긋한 사람을 만나면 서로가 힘들어진다. 약속 시간에 늘 늦게 나오고, 연락 하는 것도 자꾸 미루고, 계획 없이 즉흥적이고 그런 사람을 만나면 맞추기가 힘들어진다. 기다리는게 힘든 나는 한 두번 기다려주고 참아줄 수는 있지만 매번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상대방에 대해서 자유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또 나는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 감정을 매번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같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 피곤하고 지친다. 나는 눈물을 쉽게, 아주 자주 흘리는 편인데 내가 울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거나 매우 심각해지면 나는 눈물을 참게 되니 감정을 풀어내기가 힘들어지고 상대방은 내가 조금만 우울해져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뭐 이런 식이다. 사람마다 연약한 부분이 있고, 쉽게 고쳐지지 않는 본성이 있다. 그런 부분을 서로가 받아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또한 다 다르다. 그렇게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 방법은... 대인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부분인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고 겪다보면 어떤 사람은 만날 때마다 부딪히고, 불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고, 관계 맺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렇다. 그런 대인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과 함께 하면 행복할지 어느 정도 감을 잡게 된다.

물론 연애는 좀 더 다른 면이 있다. 사람들이 사회 속에서 대인관계 할 때의 모습과, 연애 하면서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한 차원 다르다. 회사에서는 엄청 시크하고 냉철해보이는 사람이 자기 여자친구에게는 애교도 많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는 몇 번의 연애를 거치면서 서로 비교가 되고 그 중에 가장 안정감을 느끼게 된 사람을 만나면서 '아, 이런 사람을 만났어야 했구나' 하고 깨달아졌다.


안정감. 여성이 연애와 결혼을 통해 누리고 싶어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안정감이라고 한다. 경제적 안정감, 정서적 안정감, 관계적 안정감 등등... 연애할 때도 늘 나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었던 사람이라면 결혼 할 때도 마찬가지일 확률이 높다.

나는 내가 성격이 민감하고 예민해서 그렇게 연애만 하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가 싶었다. 그런데,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처음에는 조건과 상황이 너무 불안했지만 상대방이 나에게 한결같이 대하니까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음에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거의 없다.


건강한 연애와 결혼을 위해 내가 풀어야할 숙제가 있을 수 있다. 어렸을 때 받은 상처나 안좋은 기억들로 인한 역기능적인 가치관이라던가, 편견 같은 것들... 트라우마로 인해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극도의 공포나 두려움을 느낀다거나 하는... 그런 내 안의 상처나 연약함이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성격적인 연약함이나 단점은 누구에게나 있다. 물론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말이다. 하지만 언니들의 조언처럼 '평생 맞추며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에게 사랑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나 또한 그에게 열정적인 사랑과 함께 안정감을 줄 수 있는 .. 그런 건강한 관계와 연애를 이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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