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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한아름 Sep 17. 2016

당신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  

굿윌헐팅 

 재개봉한 영화 굿윌헌팅을 보았다. 꽤 시간이 지났는데 다시 떠올리며 글을 쓰려니 조금 막막하기도 하지만 꼭 남겨두고 싶은 영화니까 잘 정리해보아야지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분명 토막토막 어디선가 봤던 영화였는데 역시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 다운로드하여 보거나 티브이로 보게 되면 내가 원하는 부분만 보려고 skip skip 하게 된다. 


 갈수록 고전이 좋다. 자극적인 것보다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게 좋다. 그것이 음악이든 영화든 책이든 말이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다는 건 그만큼 감동의 여운이 은은하고 길다는 얘기다. 인스턴트같이 순간 자극적인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워낙 영화 제목을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던 굿윌 헌팅. 좋아하는 두 배우 맷 데이먼의 앳되고 앳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미 고인이 된 로빈 윌리엄스의 그 선한 눈빛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어쩌면 스토리는 진부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각 사람의 스토리가 다 있었다. 억지로 짜 맞춘 스토리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상처와 연약함, 그리고 진심이 담긴 영화였다. 





 부모가 없는 아이. 가진 거라곤 자기를 죽도록 아껴주는 친구들과 도서관에 널린 책들 뿐. 그런 그가 가진 천재성을 발견하고 일으켜주길 원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세상 밖으로 나온다. 사랑을 찾아가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 너무나 아까운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지만 결국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그려나간다. 그런 용기를 준 사람이 있다. 



 나는 로빈 윌리암스가 연기한 그 '션'이라는 사람을 통해 깊이 배운 게 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 

 진심의 힘. 가식적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척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대입해서 억지로 상대방을 이끌어가려고 하지도 않고, 착한 척하지 않고... 그저 그 아이를 아이로 바라봐주고 그 아이로 인해 상처받은 자기 자신을 오픈할 줄도 알며, 때로는 가감 없이 지적하기도 하고, 들어주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면서... 억지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자연스럽게... 상대를 대하는 것. 

 그렇게 인격적으로 상대를 대한다. 돈을 받고 상담해주는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신뢰할 수 있도록. 

 사람을 살리는 건 이런 힘인 것 같다. 인격과 인격이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 무조건 위로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한쪽에서 배려하며 착한 척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고 기다려주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는 그런 인격적인 관계.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먹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 혼자 있을 때 가장 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관계를 맺고 사회를 이루며 살아갈 때 성숙해진다. 부딪히고, 깨어지고, 서로를 이해하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용서하기도 하면서... 그런 수많은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점점 더 아름답게 성숙해져 간다. 

 '인간은 모두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말하면 돌 맞을지 모르는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사람의 도움의 손길을 거쳐 자라 간다. 젖먹이가 아무의 도움도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엄마 아빠.. 혹은 다른 누군가와의 교감과 도움이 없이는 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 

 결국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배워가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때로는 죽어가는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고, 아픈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도 있고,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받으면서도 결국 더 사랑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렇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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