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매한아름 Oct 27. 2016

모든걸 다해서, 끝까지 사랑한다는것

영화 <노트북> 

 언젠가 감명 깊게 봤던 기억이 있지만 정확한 내용이나 에피소드들은 잊어버린 영화 '노트북'. 굉장히 감동적인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가까운 영화관에 재개봉되었길래 혼자 예매해 보았다. 

  


 여자 주인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어디서 많이 본 배우인데, 누군지 찾아보니 필모그래피에 [어바웃 타임]이 나온다. 아.. 그 영화에서 그렇게 사랑스럽던 그 배우가 바로 이 사람이구나. 참 사랑스럽게 웃더라 하고 기억하게 되는 그 장면의 주인공이 이 사람이었구나... '사랑스럽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예쁘다, 귀엽다... 그런 걸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 그런 매력. 

 노아에게 튕기는 새초롬함도, 노아에게 달려오는 그 상큼함도, 화가 났을 때 마구 생떼를 쓰는 모습까지도 다 사랑스럽다. 그 사랑스러움을 이렇게 완벽하게 살려줄 배우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이 배우에게 빠져버렸다. 


 



 서로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참고 또 기다렸는지... 비 오는 날의 저 포옹이, 키스가, 몸짓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든 노아가 첫 장면에서 독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누군가가 기억할만한 멋진 삶을 살지 않았지만 한 가지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난 비록 죽으면 잊혀질만한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영혼을 바쳐 한 여자를 사랑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자부해요. 

 해석에 따라 조금씩 다른 문장이 되기도 하지만 그 의미가 와닿는다. 누군가를 영혼을 바쳐 사랑할만큼 사랑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 한 여자를 끝까지... 모든걸 다 해 사랑한것만으로 자신의 지난 인생을 만족한다는 그 남자의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 

 

 여자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온다. 두 남자 다 사랑한다. 두 남자 다 자신을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다. 그런데 한 남자는 자신에게 안정을 줄 수 있고 모두가 만족해하는 사람이다. 모두가 보기에 멋진 사람이고 미래가 보장된 것 같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닌 것 같다. 그를 위한 내가 되는 것 같다. 다른 한 남자는 아무 것도 내게 줄 수 있는게 없지만 나를 나답게 해준다. 그와 함께 있는 나는 진짜 내가 된다. 싸우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소리지르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나다. 그런 나를 너무 잘 아는 사람. 그런 나를 넉넉히 감당하는 사람이다. 

 누구를 선택해야하는가에 대해 그 누구도 정답을 제시할 수 없지만 그녀는 그녀 자신을 자신답게 해주는 사람을 선택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 그들의 삶 속에 아픔이나 고통은 없었는지, 후회는 없었는지 선택 이후의 삶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지는 않다. 삶의 마지막에서 끝까지 그녀 곁을 지켜주는 노아의 모습, 결국 함께 손을 잡고 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날은 이제 시작된 결혼생활에서 첫 좌절감을 느끼고 아무 생각 하고 싶지 않아 혼자 영화관을 찾은 그런 날이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생 별거 아닌데 너무 작은 것에 마음 상하고 아파하며 아둥바둥 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어려운 상황에서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사람, 나를 위로할 줄 아는 한 사람이 내 곁에 있는데 그 사람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만으로 내 인생은 성공한 인생일지 모른다. 환경 때문에, 물질 때문에, 말 한마디 때문에 그 사랑이 꺾이지 않기를... 결혼 생활에서 오는 수많은 갈등과 현실의 벽 앞에서 함께 그 어려움을 건너온 사람에게 더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더 성숙해질 수 있길 바란다. 


 영화가 재개봉된다는건 그만큼 검증된 영화라는 뜻이고,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으니 영화관 측에서도 올렸을텐데.. 하는 마음에 재개봉 되는 영화는 일부러라도 찾아보게 된다. 난 여전히 옛날 것이 좋다.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그만한 이유나 가치가 있더라. 다음에는 또 어떤 영화가 재개봉 하려나.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