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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한아름 Dec 06. 2016

뮤지컬의 매력 속으로

미스사이공 25주년 특별 공연 실황 

 나는 불행하게도 아직 이런 큰 규모의 뮤지컬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미스사이공 공연 실황이 영화관에서 상영된다고 꼭 보러 가자는 아가씨(남편의 여동생)의 말에, 미스사이공이라는 뮤지컬이 워낙 유명한데 보지 못했으니까 한 번 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예매를 했다. 그런데 자그마치 2만원. 3D..4D영화보다 비싸다... 그래도 언제 또 이런 뮤지컬 실황을 보겠나 싶어서 큰 맘 먹고 투자했다! 

 여자 주인공이 너무 촌스럽게 생긴거 아닌가, 뮤지컬이 무슨 처음부터 이렇게 청소년관람불가 수준인가,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의심 반 궁금증 반으로 보기 시작했다. 


 월남전 당시 미군과 베트남 여자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 이후의 비극이 주된 내용이었다. 대작은 대작이었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지만 스토리 구성이 알찼다. 감초 역할을 해주는 배우도 있고, 사건의 전개나 스토리가 억지스럽지 않았다. 오랜 시간동안 사랑 받는 고전... 대작은 역시 다르구나 싶었다. 

  현재의 이 시궁창 같은 전쟁 상황과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한 꿈,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빠져버린 사랑, 그 사랑을 방해하는 수많은 상황들, 한 사람만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 그 모든 시련을 버티게 해주는 사랑의 힘... 

 듣기로는 이 공연 실황 상영도 어렵게 상영된 거고 한정된 관에서 짧은 시간 동안만 상영하는 거라고 한다. 25주년 공연 때의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또 얼마나 좋던지 뒤 이어진 갈라쇼에서 초기 멤버들이 불러주는 노래나 음원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는 음원과 비교해 훨씬 아름답고 듣기 좋았다. 그런데 원래 뮤지컬 공연 때도 그 공연에 출연한 그 날의 배우들이 부른 음원 CD를 파는데 그 CD는 어디 가서 살 수도 없고 딱 그 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나 누릴 수 있는게 아닌 이 뮤지컬을, 그 목소리를 영화관에서나마 보고 듣고 누릴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무대미술도 굉장했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헬리콥터까지 떠다니는 무대효과라니. 그만큼 많이 투자된 작품이고 무대이겠지만 전쟁상황을 묘사한 무대 하며 베트남, 태국, 미국의 특징적인 그림을 화려하고 분명하게 보여주는 무대였다. 

  장장 3시간에 걸친 상영 시간에 심지어 중간에는 인터미션까지 5분 주어졌다. 공연 실황 후 30분 정도 갈라쇼가 이어졌는데 25주년 기념 실황이다보니 초기 이 공연의 주 멤버들이 나와서 공연하고 인사하고 함께 축하하는 시간이었다. 멋있었다. 어떤 한 작품이 배우가 바뀌고 스탭들이 바뀌고 25년이 지나도록 사랑 받는다는 것이. 문화 컨텐츠의 힘이다. 그 컨텐츠 하나가 대를 이어 사랑 받는 다는 것, 계속해서 무대에 올라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매력적인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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