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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한아름 Sep 12. 2017

당신의  이야기를 엿듣는 곳 "더 테이블"

The table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골라 보게 된 영화. 

난 정유미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좋아하고, 한예리의 그 신비스러운 눈빛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녀들의 그 매력보다 다른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같은 카페, 같은 테이블, 다른 시간을  다녀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는 걸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저 테이블에 앉은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저런 표정으로 앉아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다가 너무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괜히 무안했던 적이 많다. 

그렇게 난 그 테이블에 앉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저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건지, 지금은 서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들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나는 이렇게 저렇게 상상해보게 된다. 대화가 진행될수록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줄거리가 이해 된다. 그리고 저 두 사람은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본다. 


카메라는 여러가지 각도에서 그 테이블을 비춘다. 테이블에 놓인 꽃 송이, 컵 안에서 레몬 건더기가 춤추고 있는 레모네이드, 커피인지 홍차인지 진하게 내려질 때 보이는 물의 움직임, 비가 내리는 창문에 달라 붙은 물방울들... 심지어 배우들의 얼굴 까지도 너무도 가깝게 그리고 조금은 불편한 각도로 비추고 있다. 


멀리서 보면 다들 그저 평범한 사람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각자 너무도 다른 자기만의 이야기 혹은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저 조용하고 자그마한 카페 여주인처럼... 책을 읽는 척 저 테이블을 스쳐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싶어진다. 모두들 어떻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 들여다보다보면 내 삶도 조금은 객관적이면서도 특별한, 하나의 삶으로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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